[단독]警 “나체 감금 살해 피의자들, 고소 당하자 앙심 품고 범행”

오피스텔서 20대男 숨진 사건
“돈 달라” 협박한 정황도 확인

경찰이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에서 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2명이 “고소를 취하하라”며 피해자를 협박한 뒤 살해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상해죄로 고소를 당해 경찰의 수사를 받았고, 이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날 수사 당국에 따르면, 마포경찰서는 마포구 연남동 한 오피스텔에서 피해자 박모(20) 씨를 감금 폭행해 사망케 한 혐의(살인)로 구속된 김모(20) 씨와 안모(20) 씨에 대한 조사에서 이들이 박 씨에게 ‘고소를 취하하라’고 협박한 정황을 다수 확인했다. 경찰은 김 씨와 안 씨, 박 씨 휴대전화 메신저 대화 내용과 이들의 진술을 종합해 이 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 가족은 지난해 11월 경찰에 김 씨와 안 씨를 상해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와 안 씨가 살해 전 박 씨에게 ‘돈을 달라’고 협박한 정황도 추가로 파악됐다. 경찰은 구속된 피의자들의 주된 살해 동기를 피해자 측 고소에 대한 앙심으로 보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금품 갈취 시도를 하다 뜻대로 되지 않자 그를 감금해 폭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 씨와 안 씨는 박 씨를 감금하고 가혹 행위를 한 사실에 대해선 일부 인정하면서도 “애초 살인을 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의 살해 동기를 미뤄 볼 때 박 씨가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16일 최초 고소 사건을 담당한 영등포경찰서 수사팀을 대상으로 감찰에 착수했다. 경찰은 피해자 가족이 사망 8개월 전에 고소를 했는데도 사건을 종결한 경위를 들여다보고 있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