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주도로 남극에 ‘제2펭귄마을’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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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기지옆… 中·伊와 관리
둥지 3만개 12만마리 서식

‘남극에 한국과 중국, 이탈리아 주도로 제2의 펭귄마을이 생긴다.’

펭귄 약 12만 마리가 모여 사는 남극 내 주요 생태 지역이 우리나라 주도로 국제사회에서 특별 보호구역으로 인정받았다. 2009년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세종기지 인근 ‘나레브스키 포인트’(일명 펭귄마을)에 이어 두 번째로, 앞으로 생태계 조사 및 환경관리 등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 결과가 국제사회와 공유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는 지난 14∼24일 프랑스 파리에서 온라인 비대면회의로 열린 제43차 남극조약 협의 당사국회의(남극회의)에서 한국·중국·이탈리아가 공동 제안한 ‘인익스프레시블섬’이 남극 특별보호구역(공식명칭:인익스프레시블섬과 시뷰 베이, 로스해)으로 승인됐다고 25일 밝혔다. 남극회의는 남극 지역의 평화적 이용을 목적으로 조약 가입국 54개국이 참여하는 연례회의다. 남극 특별보호구역 지정은 남극의 환경적·자연적·과학적·미학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조약의 협의 당사국들이 특정 지역에 대해 보호구역 지정을 제안하면 회의를 통해 타당성을 검토하고 승인 여부를 결정한 뒤 생태계 조사, 환경관리, 출입자 통제 등을 진행한다.

인익스프레시블섬(면적 3.31㎢)은 나레브스키 포인트 펭귄마을(〃 0.98㎢)에 비해 규모가 3.4배가량으로 크다. 번식 중인 펭귄 둥지 수도 3만여 개로 펭귄마을의 4800여 개보다 많다. 한 둥지당 보통 부모와 새끼 2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미뤄볼 때 약 12만 마리의 펭귄이 분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관광과 연구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이 지역은 환경변화 관찰 지표종인 아델리펭귄과 웨델물범 등이 서식하고 있다. 로스해에는 전 세계 황제펭귄의 26%가 살고 있다. 한국은 2019년 남극회의에서 보호구역 지정을 처음 제안했다.

펭귄마을 운영비는 공동제안국에서 지원한다. 우리나라는 환경부에서 생태 모니터링, 환경관리 등으로 지난해 기준 4억 원 정도를 지원했으며, 올해는 신규 지정에 따른 추가 장비 설치를 위해 5억∼6억 원 정도가 투입된다. 환경부는 극지연구소와 협력해 매년 생태계 관측과 폐기물 수거 등의 보호활동을 진행한다. 생태연구결과를 남극회의에 보고하고 국제 학술지에도 수록할 예정이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