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토크쇼의 황제 오브라이언, ‘코난쇼’ 10년만에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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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O로 옮겨 새 코미디쇼 진행

미국 토크쇼의 황제로 불리는 코난 오브라이언(58·사진)의 심야 TV 프로그램 ‘코난’이 24일(현지시간) 10여 년 만에 종영했다.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사를 넘나들며 미 최고의 토크쇼 진행자로 올라서게 된 그가 코미디 인생 28년 동안 남긴 에피소드는 4368개에 달한다. ‘코난’ 쇼는 끝나지만 오브라이언은 HBO로 옮겨 새로운 이름의 코미디쇼를 진행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이유로 기존 스튜디오가 폐쇄되면서 로스앤젤레스의 ‘라르고(Largo)’라는 이름의 라이브 공연장에 마련된 임시 촬영장에서 코난의 마지막 에피소드가 촬영됐다. 이날 촬영에는 배우 잭 블랙과 아직 알려지지 않은 ‘깜짝 손님’들이 대거 출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쇼는 끝나지만, 오브라이언은 HBO 맥스(Max)에서 새로운 주간 버라이어티를 준비하고 있으며, 자신이 운영하는 ‘팀 코코’의 이름을 내걸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코난은 미국 케이블 채널인 TBS에서 2010년부터 방영됐다. 하버드대에서 역사와 문학을 전공한 그는 무명 코미디 작가의 길을 걷다 지상파 방송인 NBC의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작가진에 합류했다. 오브라이언은 기존의 토크쇼에선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폭스(FOX) 채널에서 방영 중이었던 유명 애니메이션 시리즈 ‘심슨 가족’의 작가로 발탁돼 활약하기도 했다. 이후 1993년 당시 유명 토크쇼 호스트였던 데이비드 레터맨이 인기 TV 쇼였던 ‘레이트 나이트’를 떠나며 생긴 공석을 채우면서 오브라이언은 30세의 나이에 방송인으로 데뷔했다. 그는 16년간 이 프로그램을 이끌면서 2번의 에미상(TV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는 등 토크쇼 진행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2008년 NBC의 ‘투나이트 쇼’ 호스트로 자리를 옮겨 약 8개월 동안 진행했지만, 방송국과의 갈등을 겪으며 TBS로 적을 옮겼다. 이곳에서 그는 자신의 이름을 건 30분짜리 쇼를 기획했다. 이 쇼는 TV 방영과 동시에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에서도 송출되며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지난 2016년 내한해 팬 미팅을 진행하고, 최근 방탄소년단과도 SNS를 통해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한국에서의 인지도도 높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