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제주부터 장마 시작

4~5일 남부… 7~8일 충청 확대

올해 장마는 다음 달 2일쯤 제주에서 시작해 점차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7월 초에 시작하는 ‘지각 장마’는 제주에서 1982년 이후 39년 만이고, 서울은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기상청은 28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올해 장마와 관련해 “지금까지는 찬 공기가 철옹성처럼 버티고 있어서 정체 전선이 못 올라왔지만, 기압계 동향이 바뀌고 있다”며 “찬 공기 세력이 약화하고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커지면서 정체 전선이 서서히 북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 달 2일을 전후해 남북으로 폭이 좁고 동서로 긴 정체 전선이 제주 지역에 영향을 주면서 우리나라가 서서히 장마권 영향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점차 정체 전선이 올라오고 서쪽에서 접근한 저기압이 어우러지면 다음 달 2일쯤 제주에, 4일 이후로는 내륙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은 예측과 동일하게 비가 내릴 경우 이때를 기점으로 제주부터 장마에 접어든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2일 제주에서 시작된 비는 4∼5일 전라와 남부지방, 7∼8일 충청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때 내리는 비는 모두 저기압이 관여하기 때문에 강수 영역과 시점이 매우 가변적이다. 기존에 비가 예보된 지역이 배제되거나 예보되지 않은 지역에 비가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기상청 관계자는 “다음 달 2일을 전후해 제주가 장마철에 접어들고 점차 전국으로 확대되겠으나, 제주를 제외한 남부 지방과 그 이외의 내륙에서는 언제 장마가 시작될지 변동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역대 가장 장마가 늦었던 해는 1982년 7월 5일이다. 이번 장마가 늦어지는 것은 북쪽 찬 공기 힘이 강해 장마전선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이 더디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