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어장에 풍력발전기… 어민들 분노

동서남해안 40여곳 설치 추진
저주파·소음 피해에 터전 훼손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으로 동서남해안 40여 곳에서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추진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어민과 주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산지’ 중심으로 진행된 풍력발전이 상대적으로 민원이 적고 대규모로 조성이 가능한 ‘해상’으로 내려오면서 이 같은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12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울산 앞바다에 추진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단지(6GW) 조성을 놓고 어민단체들의 반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울산지역 11개 어민단체로 구성된 해상풍력사업 대책위원회 소속 어선 80여 척은 지난 9일 울산 앞바다 동해가스전 인근에서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반대 해상시위를 벌였다. 대책위는 “동해가스전 때문에 지난 20여 년간 황금어장을 잃었는데, 한국석유공사가 내년 상반기 수명이 끝나는 동해가스전 생산플랫폼을 해상풍력으로 재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바람에 분노를 참지 못해 나섰다”고 밝혔다.

경남 어민들도 황금어장인 통영 욕지도 해상 3곳에서 추진되고 있는 해상풍력발전단지(1.144GW)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통영·사천·남해·거제 어민들은 지난달 30일 욕지면 해상에서 ‘경남 해역 해상풍력 결사반대’ 등의 플래카드를 건 어선 450여 척을 동원해 해상시위를 벌였다. 충남 보령·태안·당진지역 어민들도 환경 훼손과 어업권 침해를 우려하며 4GW 규모로 추진되고 있는 해상풍력단지를 반대하고 있다.

통영=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