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소각장 생겨도…서울시 쓰레기 처리 ‘1년 공백’

■ ‘수도권매립지 2025년 종료’… 소각장, 빨라야 2027년 가동

2026년부터 매립지 사용 불가
하루 쓰레기 969t 처리 힘들어

광역소각장 후보지 정해져도
설계·환경부 승인 등 절차많아
2024년에나 착공… 3년뒤 가동
市“인천시와 지속적으로 협의”

신규 수도권매립지 2차 공모가 무산됐음에도 인천시가 현 수도권매립지는 2025년까지만 운영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당장 서울시에 불똥이 떨어졌다. 서울시는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광역소각장 신축을 추진 중인데, 빨라야 2027년에나 가동이 가능해 인천시 주장이 실현되면 1년간 하루 969t의 생활쓰레기 처리가 곤란해진다. 서울시는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의 문을 닫을 법적 권한이 없는 만큼 협의를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2019년 2차례 추진한 광역소각장 공모에 신청한 자치구가 없어 지난해 12월 입지선정위원회를 꾸려 현재까지 5차례의 회의를 통해 하루 1000t의 쓰레기를 태울 광역소각장 입지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후보지 선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는 지난 3월 시작해 9월 초 마무리될 예정이다. 위원회가 9월 3∼5곳의 후보지를 도출하면 시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는 게 올해까지의 목표다. 이후 지역 주민과 인근 지방자치단체의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내년 6월 1∼2곳을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서울에서는 2019년 기준 하루 평균 9869t의 생활쓰레기가 발생하는데 68%인 6713t은 재활용하고, 22.2%인 2187t은 소각한다. 나머지 9.8%인 969t은 서울시 내에서 소화가 안 돼 인천에 있는 수도권매립지에 묻고 있다. 시는 광역소각장을 세워 수도권매립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방침이다.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2026년부터 수도권 내 생활쓰레기의 직매립이 금지되는 점도 고려한 결정이다.

문제는 광역소각장 설립 시기다. 광역소각장은 후보지 선정 후 설계, 환경부 승인 등 사전 단계가 많아 2024년에야 착공할 수 있다. 건립에 3년이 드는 점을 고려하면 가동은 2027년에나 가능하다. 2026년 수도권 내 생활쓰레기 직매립 금지를 규정한 시행규칙은 그나마 환경부가 1년 유예해 숨통이 트인 상태다. 다만 내년 3월 대통령선거, 6월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고 후보지로 선정된 자치구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돼 광역소각장 건립 시기가 미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인천시가 실제 2026년부터 수도권매립지 문을 걸어 잠그면 당장 쏟아지는 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이 없다. 현재 운영 중인 광역소각장은 강남, 노원, 마포, 양천구에 4곳이 있다.

서울시는 인천시의 주장이 일방적이란 입장이다. 인천시는 2015년 6월 서울, 인천, 경기, 환경부가 참여한 4자 협의체에서 수도권매립지 운영 기간을 합의로 결정하기로 했다. 더욱이 당시 인천시는 ‘대체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으면 수도권매립지 잔여 부지의 최대 15%(106만㎡) 범위에서 추가 사용한다’는 부속 조항에도 합의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4자 협의체 안에서 인천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