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파괴하고…“韓 여자양궁 왕조, 매혹적이고 무자비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양궁 여자대표팀의 강채영(왼쪽부터), 장민희, 안산이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단체전 벨라루스와의 준결승에서 웃으며 주먹을 맞대고 있다. 연합뉴스

- WP, 단체전 9연패 극찬

“韓 대표팀, 자주 미소 지으며
적과 관객을 헷갈리게 한 뒤
웃고 파괴하고 웃고 파괴했다”

워싱턴포스트(WP)가 “한국 양궁 왕조는 양궁장에서 매혹적이고 무자비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의 올림픽 단체전 9연패 위업 달성을 축하했다. 특히 WP는 “한국 대표팀은 경쟁 중에도 어떤 팀보다 자주 미소를 지어 적과 관객을 헷갈리게 한 뒤 웃고, 파괴하고, 웃고, 파괴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WP는 25일(현지시간)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이 단체전 금메달을 따며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9연패를 달성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한국은 심지어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신인 3명으로 오래된 한국의 올림픽 우승 역사를 잇는 배짱을 보였다”고 대표팀의 저력을 평가했다. 또 WP는 “한국 여자 3인방은 단체전에서 치른 총 9세트에서 한 차례도 지지 않았고, 단지 1세트만 비겼다”며 “경기 내내 이들은 화기애애하게 얘기를 나누고 주먹 인사를 했으며, 화살을 쏘는 중 화려한 뒷마당에서 휴식을 취하려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WP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 결승전에서 중국이 9점 차로 앞서고 있을 때 박성현 선수가 마지막 한 발을 10점에 맞히면서 극적으로 5연패를 달성했던 장면도 소개하며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은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은 인정사정없는 정확성을 요구하는 스포츠에서 왕조 중 왕조”라면서 “한국인들은 그들이 필요한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계속해서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WP는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은 기존의 올림픽 연패 기록을 연달아 격파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여자 농구팀(금메달 6연패)과 영국 남자 조정 무타포(5연패) 기록은 이미 경신했다.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의 기록에 도전하는 팀도 몇 개 없다고 WP는 소개했다. 케냐 장거리 장애물 경주(9연패), 중국 여자 단식 탁구(8연패), 미국 남자 400m 혼계영(9연패) 등으로, 이번에 금메달을 따게 되면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과 동률이 되거나 하나 앞서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