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사 “직지·독도 등 한국역사 세계에 널리 알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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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스페인어로 제작 유튜브 공개… 콜롬비아 여대생 루이사

“학교서 세계사 공부 많이 했는데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 앞선
직지 들어본 적 없어 안타까워”

어릴때 뉴욕코리아타운 자주 가
한국어 배우려 서울대 어학당 입학
사이버 외교 반크서 인턴 활동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직지심체요절(직지)과 독도 등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세계에 널리 알릴 것입니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에서 인턴으로 활동하는 콜롬비아 여대생 루이사 라미레스 몬토자(25·사진)는 28일 문화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인류가 점점 더 세계화함에 따라 모든 국가와 문화를 인정해 주고 존중해야 하는 것이 우리 세대의 의무와 책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콜롬비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성장했고, 현재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루이사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직지를 공부한 뒤 세계에 알리는 영상을 영어와 스페인어로 직접 제작해 유튜브(www.youtube.com/watch?v=U018aCGsTso)에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영상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면서 가장 흥미로운 일로 ‘직지’를 꼽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세계 역사와 문화를 열심히 공부했지만, 직지에 관해서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직지는 한국에서 1377년에 인쇄됐고,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 먼저 만들어졌다. 그는 ‘독일의 구텐베르크 성서는 당연히 배웠는데 왜 직지를 배울 수가 없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서양의 유물이나 유산을 동양의 그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명백한 ‘학문적 편견’이 여러 차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이러한 편견이 직지가 구텐베르크 성서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직지의 법적 소유권자인 프랑스가 왜 직지에 역사적인 가치에 걸맞은 인정을 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그는 “사회발전을 주도한 것이 서양이라고 생각하는 편견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직지 홍보 영상에 이어 2탄으로 독도를 알리는 영상을 제작 중이라는 루이사는 “독도가 대한민국 땅이라는 증거가 많은데 왜 일본은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독도 영토 주장은 일본이 제국주의 침략을 인정한 것이며, 과거 일본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직지와 독도뿐만 아니라 K-팝이나 K-드라마에도 관심이 많다는 루이사가 한국에 마음이 끌린 것은 어렸을 때부터다. 뉴욕 코리아타운 근처에 친척이 살았는데, 방문할 때마다 가게 앞쪽에 쓰여 있는 한글 간판을 보았고, 지하철을 탈 때면 한국 아줌마들의 대화를 늘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고, 2018년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서울대 어학당에 입학했다. 그는 한국이 어떻게 어려운 시대를 극복하고 짧은 시간 내에 지금처럼 발전한 나라가 됐는지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서강대 국제리더십학생협회(AIESEC) 지원으로 반크에서 인턴 활동을 하는 그는 “졸업 후 미국으로 돌아가더라도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반크의 사명을 돕기 위한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또 유엔이나 다른 국제기구에서 난민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박현수 기자 phs20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