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폭염에 주요 식수원 녹조 ‘몸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시민 젖줄이 진녹색으로…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29일 녹조가 물들어 풀밭처럼 보이는 충북 옥천군 군북면의 중부권 최대 식수원 대청호에서 수차가 물속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돌아가고 있다. 뉴시스

낙동강 4개 지점 조류경보 발령
대청호도 녹차가루 뿌린듯 변해
내달에도 폭염 지속땐 확산 우려

최근 ‘불가마 폭염’이 이어지면서 낙동강 유역 4개 지점에 조류경보가 발령되는 등 주요 식수원이 녹조 현상 심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충청권의 젖줄인 충북 대청호 역시 풀밭을 방불케 하는 녹조 현상이 빚어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8월에 가서도 비가 내리지 않고 폭염이 지속될 경우, 유해 남조류(엽록소를 갖고 광합성을 하는 세균)가 급증해 조류경보 발령 지점이 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환경부에 따르면 최근 연일 35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4대강 16개보 중 낙동강 유역의 녹조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이미 영천호, 물금·매리, 강정·고령, 안계호 등 4개 지점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된 상황이다.

전국에서 이들 지점 외에는 아직 조류경보가 발령되지는 않았다. 조류경보는 2회 연속 남조류 개체 수를 기준으로 ‘미발령’(1000cells/㎖ 미만), ‘관심’(1000cells/㎖ 이상), ‘경계’(1만cells/㎖ 이상), ‘대발생’(100만cells/㎖ 이상) 등으로 구분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해 여름의 경우 장마가 일찍 끝난 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녹조가 생기기 좋은 여건이 됐다”고 말했다.

녹조는 식물성 플랑크톤(남조류 등)이 대량으로 증식해 물이 녹색 또는 남색을 띠는 현상으로, 수온과 영양염류(비점오염원), 일조량, 느린 유속 등 조건이 충족되면 발생한다. 특히 불볕더위는 녹조 발생·확산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통상 녹조 발생의 원인이 되는 유해 남조류는 수온이 25도 안팎일 때 가장 활성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청호 일대 역시 마치 녹차 가루를 뿌린 듯한 진녹색 녹조가 급속히 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6일 기준 대청호 회남·추동·문의 수역의 남조류 세포 수는 각각 0, 420, 494cells/㎖로 측정됐다. 아직 조류경보 발령 기준 미만이지만 2주 전인 지난 12일 측정치가 각각 820, 212, 52cells/㎖였던 점을 감안하면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대청호 일대에 녹조 찌꺼기가 악취를 풍기는 가운데, 당국은 녹조 제거선과 물 순환 장비인 수면포기기(수차) 등을 동원해 하루 1t 안팎의 녹조를 수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