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 단체들 “서울 마을공동체센터 수탁기관 공모 불공정”

“마을센터장 했던 인사가 총괄”
오세훈시장에“전면 취소” 청원

주민자치 관련 단체들이 서울시가 진행 중인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운영 수탁기관 공모에 반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모집 공고를 취소해달라고 청원했다. 현재 위탁 운영을 맡은 ‘사단법인 마을’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인사가 수탁 기관 모집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단체들은 수탁기관 선정이 사단법인 마을에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한국주민자치중앙회, 한국주민자치원로회의, 한국주민자치여성회의 등 주민자치 관련 단체들은 지난달 29일 “현재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수탁기관 공고는 불공정하고 편파적이므로 공정한 심사를 전혀 기대할 수 없다”며 공고를 취소해줄 것을 오 시장에게 요구했다.

단체는 청원서에서 “이번 공고를 추진하는 서울시 담당자의 중립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담당자 A 씨는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장으로 재직한 바 있어 현재 위탁을 받아 9년째 위탁 운영하는 단체와는 불가분의 관계”라며 “A 씨가 (공모) 업무를 담당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공모 절차와 관련한 업무만 맡고 있을 뿐, 심사 및 선정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사단법인 마을과 직접적인 연관 관계도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A 씨는 지난 2016~2018년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장을 지내다가 서울시로 자리를 옮겼다. ‘이전 위탁 운영자의 고용을 80% 이상 유지하고 승계해야 한다’는 조건도 문제라고 주민자치 관련 단체들은 지적한다. 단체들은 “80% 이상을 고용 승계해야 한다면 굳이 수탁기관을 변경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고용된 직원들은 자신들과 무관하게 일자리를 잃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며 “위탁업체 변경이 있을 때도 기존 직원들에 대한 일정 정도의 고용 승계가 의무”라고 설명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