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차별 해킹 급증… 8년간 한국서 4000억원 탈취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구멍 뚫린 사이버안보 (上)

가상화폐거래소 집중 공격
정부, 위기 경보 단계 높여

특별기획팀 = 허민 전임기자, 박준희·나주예 기자, 안수교 인턴기자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해 경제난이 더해지면서 사이버 공격을 통한 금전적 이익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 민관을 아우르는 ‘사이버안보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사이 최근 약 10년간 북한이 사이버 공작을 통해 한국에서 탈취한 경제적 이익만 최소 약 4000억 원에 달한다는 추정도 나왔다. 북한을 비롯한 각종 해킹그룹의 사이버 위협이 고조되면서 국내 정부·민간 분야에서도 이에 대한 경고음을 켜고 있다.

10일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및 사이버안보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전적 이득을 노리는 북한의 사이버 위협이 위험 수위에 오르고 있다. 유 원장은 북한 배후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작으로 지난 2012년부터 2019년까지만 최소 약 4000억 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 북한이 배후인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그룹은 최근 국내 가상화폐거래소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7년 최소 3곳의 가상화폐거래소에 대해 5번의 해킹을 가해 약 380억 원의 가상화폐를 탈취해 간 것으로 추산됐다. 2018년에도 3곳의 가상화폐거래소를 공격해 두 곳에서 870억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탈취했으며 나머지 한 곳의 가상화폐거래소는 피해 규모조차 특정되지 않았다. 또 2019년에는 두 곳의 가상화폐거래소를 공격해 820억 원 상당을 탈취한 것으로 추산됐다.

보안업체 이스트시큐리티는 지난달 ‘2021 상반기 주요 보안 위협 동향 Top5’를 발표하고 “북한 당국의 지원을 받는 해킹그룹의 위협 지속”을 첫 번째로 꼽았다. 또 이달 들어 국가정보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사이버위기 경보를 ‘정상’에서 ‘관심’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