李·尹 갈등 격화에… “정권교체 잊고 적전분열” 질타 쏟아져

尹측이 탄핵 거론한 것에 대해
李 “공격의 목적 명확해져”비판
홍준표 “李 흔들기 가관” 가세
李 ‘지구 떠야지’ 영상도 파장

黨중진들 “설전 자제를” 지적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와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의 대선 주도권 다툼이 수그러들지 않고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래’ ‘멸치’ ‘하이에나’와 같은 험한 단어를 사용한 설전이 오가고, 당 대표에 대한 ‘탄핵’ 발언까지 나오는 등 대선을 앞두고 ‘적전분열’ 양상이 이어지자 당내에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12일 SNS에 윤 전 총장 캠프를 겨냥해 “탄핵 이야기까지 드디어 꺼내는 것을 보니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며 “대선을 앞두고 당 대표를 지속적으로 흔드는 캠프는 본 적이 없다 했는데 알겠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 캠프 정무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이 CBS 라디오에서 예비후보 토론회와 관련해 “당 대표 결정이라고 해도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거면 탄핵도 되고 그런 것 아니냐”고 한 말을 지적한 것이다. 홍준표 의원은 SNS에 윤 전 총장을 겨냥해 “보수 우파 궤멸에 앞장서다가 토사구팽돼 선회하신 분이 점령군인 양 행세하며 일부 철없는 정치인을 앞세워 국민과 당원이 뽑은 우리 당 대표를 흔드는 것은 참으로 가관”이라고 적었다. 이에 신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민주공화국의 기본 원리를 이야기한 것”이라며 “이 대표를 겨냥하거나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다. 오해하지 않으시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반면 이 대표가 지난 3월 6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이러다가 안철수가 서울시장 되고 윤석열이 대통령 되면 어떡하냐 이러더라고. 지구를 떠야지”라고 말한 영상이 정치권에 돌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곽상도 의원은 SNS에 “(이 대표가) 지금껏 해 온 일들이 특정 후보를 도우려는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대선 후보는 당원들과 민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대표가 좌지우지할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와 대선 주자들이 정권교체라는 목표를 상기하고 설전을 자제해야 한다는 자성론이 나오고 있다. 외부 주자 영입에 앞장섰던 권영세 의원은 SNS에 “대표는 불필요한 말과 글을 줄이고 공정한 대선준비 및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후보들은 확실한 정권교체가 가능하도록 더 뛰고 더 준비해야 할 때다. 서로 갈등하고 있을 만큼 한가한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의 전략총괄본부장인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험한 말들이 국민의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분열을 키우지 말고 뒤로 빠지는 것이 당에 보탬이 될 것”이라며 “혼란이 걷잡을 수 없게 커진 만큼, 분열을 키운 사람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