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대출규제 일정’ 앞당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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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R규제 조기시행 가능성

은행, 신규대출 문턱 높이고
기존대출 조기회수 움직임도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예고하면서 금융당국이 예고해왔던 대출규제 일정이 앞당겨질 조짐이다. 일선 은행에서는 신용대출 한도를 높이고, 기존 대출을 조기 회수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19일 은행권은 전날 고 후보자가 “가계부채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발언한 영향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의 타임라인이 앞당겨지거나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제2금융권에 대한 규제 강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에서 규제 시기를 앞당기면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며 “원래대로라면 대출을 연장하려던 차주들도 추가 연장을 할 수 없게 되고, 일부는 상환 일정이 당겨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출시장에 혼란이 예상됨에도 초강력 조치를 예고한 것은 그만큼 가계빚이 가파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10조 원 가까이 늘어나, 7월 기준 2004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제2금융권을 포함하면 한 달 새 15조 원 넘게 증가했다.

일부 은행에서는 이미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시중은행과 여신담당 임원들 회의에서 직장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의 100% 이하로 낮춰달라고 주문했다. 7월 시행된 DSR 1단계 규제(개인별 DSR 40%)로 전 규제지역 6억 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1억 원 이상 신용대출이 막혔다.

이로 인해 1억 원 미만 신용대출이 늘자, 다시 연봉을 기준으로 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DSR는 개인이 받은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내년 7월에는 2단계(총대출 2억 원 초과에 적용), 2023년 7월부터는 3단계(총대출액 1억 원 초과에 적용)로 강화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고 후보자의 대출규제 강화 움직임이 ‘집값 잡기’의 일환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