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중도층·호남서 지지율 상승…역선택이라 하는건 우스운 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이뤄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정책을 잘못하면 그건 국민이 대통령을 잘못 뽑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 대선주자 인터뷰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정치보복 안해…포토라인 세워 창피 주는게 대통령 할일인가
이재명,민주당 후보되면 내가 제일 유리…토론서 제압 자신
윤석열 캠프는 철학·의리 없어…지지율 빠지면 대탈출 할 것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탈원전을 비롯한 정책의 잘잘못이나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라며 “임기 중 정치보복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의 업적을 지우기 위해 포토라인에 세워 망신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잘못된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문서를 위조하는 등의 범죄는 별개”라고 단서를 달았다.

홍 의원은 집권 후 첫 국회의원 총선거인 2024년 선거 때 개헌 찬반 의사를 묻겠다고 했다. 그는 “개헌과 함께 정치권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지방행정 조직도 같이 개편하겠다”며 “전국을 40개 지방자치단체로 재편하고 인근 시·도 통폐합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조직은 미래전략실 중심으로 구조 조정하겠다고 공약했다. 홍 의원과는 지난 25일 대면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이후 유선 등으로 내용을 추가했다.

―최근 지지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도층과 호남에서 많이 올랐다. 그걸 일각에선 역선택이라고 하는데 우스운 일이다. 과거엔 나더러 확장성이 없다고 공격했다. 이제 확장성을 갖추고 나니 역선택이라고 한다.”

―호남 유권자가 지지를 보내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내가 전북 부안 출신이다. 지지 세력이 ‘호남의 사위’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검사할 때는 광주 시민으로 1년 4개월을 살았고, 전북 부안에서 군부대 근무를 했다. 호남이 당을 싫어하더라도 홍준표를 싫어할 이유는 없다.”

―강경 보수 후보라는 평가가 있다.

“내가 내세우는 건 국익 우선주의다. 좌파·우파에 매몰되지 않고 모든 걸 국익 중심으로 판단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

“단임제 대통령제에선 전임 대통령 업적을 지우기 위해 그 친인척까지 겨냥해 검찰 수사를 해왔다. 매일 같이 포토라인에 세워 창피를 주는 게 대통령이 할 일인가. 의도적으로 전임 정권을 핍박하기 위한 기획 사정은 하지 말자는 것이다.”

―잘못된 통치 행위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지나.

“대통령이 정책을 잘못하면 그건 국민이 대통령을 잘못 뽑은 것이다. 원전 폐기도 문재인 대통령을 잘못 뽑았기 때문에 잘못된 정책을 집행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 선거 때 대통령을 잘 뽑아야 한다. 그냥 이미지만 보고 문 대통령처럼 정책을 집행하는 사람을 뽑으면 국민 전체가 불행해진다.”

―정책 집행 과정에서 불법이 저질러졌다면.

“정책 정당화를 위해 공무원이 문서를 위조하고 직권을 남용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정치보복은 정책 자체나 통치 행위를 사법적 대상으로 삼을 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내 임기 중에는 그런 정치보복은 없다.”

―왜 대통령 4년 중임제를 공약했나.

“단임제 대통령제는 대통령 무책임제다. 5년간 자기가 무슨 짓을 하든 나가면 그만이다. 중임제를 하자는 건 재선을 바라보고 제대로 일하라는 뜻이다.”

―현 국민의힘 의석수로는 개헌 실현성이 없다.

“우리가 소수인 지금은 의미가 없다. 2024년 총선 때 개헌을 걸고 국민 판단을 받아보자는 것이다. 이기면 바로 개헌을 추진하겠다.”

―지방 행정 조직 개편도 주장했는데.

“기초-광역-국가 3단계 지방행정 구조가 된 지 100년이 됐다. 이제 선진국 시대를 맞아 그에 맞는 행정 구조로 개편해야 한다. 인근 시·도를 통폐합하고 전국을 약 40개 지방자치단체로 개편해 국가와 2단계 행정 체제로 개편할 수 있다. 나랏일은 국회의원이, 지방 일은 지방의원이 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

―청와대 개편은.

“청와대가 국정의 ‘컨트롤타워’인 것은 맞는다. 부처가 마음대로 하도록 풀어놔선 안 된다. 다만 책임 장관 제도에 따라 인사권 등은 다 줘야 한다. 대통령은 장차관만 임명하고 나머지 인사권은 해당 부처 장관에게 전부 위임해야 한다.”

―청와대가 집중해야 할 부분은 어디인가.

“정책 감시와 컨트롤 기능은 청와대에 있어야 한다. 미래전략실을 만들겠다. 대통령 단임제를 하다 보니 대한민국의 10년, 20년, 30년 뒤를 보는 기능이 없다. 국가안보실을 통폐합해 미래전략실을 만들고 정치·경제·사회·문화·국방의 미래 전략을 전부 짜야 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이 결렬됐다. 이 상황을 어떻게 보나.

“지금 합당하는 건 시너지 효과가 없다. 안철수 대표를 만나서도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우리 당 후보가 뽑히고 난 뒤 안 대표와 일대일 협의를 해 합당을 하든지, 세력을 연합해 공동 전선을 이뤄야 한다. 이를테면 DJP 연합처럼 추진하는 게 맞지 않겠나.”

―더불어민주당의 어떤 후보가 상대하기 수월한가.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후보가 되면 우리 당 경선은 제가 제일 유리해진다. 이 지사 잡을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까. 이 지사와 토론해서 제압할 사람이 또 있나. 이 지사는 포퓰리스트이기도 하다. 국가 채무가 1000조 원이 넘은 상황에서 국민이 포퓰리스트를 뽑긴 어렵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의 설화가 잦은데,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다국적 연합이기 때문이다. 정책이나 철학, 의리로 모인 게 아니라 일시적 지지율을 보고 급조된 캠프이기 때문이다. 지지율이 빠지기 시작하면 대탈출이 시작될 것이다.”

―윤 전 총장과 이준석 대표 간 갈등의 근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토론하라고 했는데 토론을 못 하겠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토론을 회피하다가 비겁해 보이니까 대표 흔들기로 나갔다. 이번엔 토론을 피했지만 다음엔 그럴 수 없다. 앞으로 20번가량 토론을 하면서 봐야 한다.”

김윤희·손고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