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 강제징용 쟁점 등 연구한 자료총서 발간한다

대법원과 달리 1심 잇따라 청구권 원고 패소 판결 속 연구결과 주목

대법원과 1심 법원이 강제징용 피해 청구권과 관련해 잇따라 엇갈린 판결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이영호)이 역사적 연원과 쟁점 논의 과정을 연구하는 총서를 발간한다.

재단 측은 8일 “객관적인 자료에 기초해 한·일 국교 정상화 관련 회담의 전모를 파악하고 핵심 쟁점이 어떻게 논의됐는지 밝히는 한·일 회담 자료총서 40권을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단 측이 가장 먼저 발간하는 1호 자료총서는 1949년 3월 15일 발표된 ‘대일배상요구조서 1부 : 현물반환요구’ 등을 분석한 ‘한국외교문서 대일배상요구조서’다. 조서는 한국 정부가 가장 처음으로 공식 발표한 대일배상요구 문건으로, 1954년 1~4부를 합쳐 한 권(523쪽)으로 발간됐다. 존재를 아는 연구자가 적은 데다 문서 상태가 좋지 않아 상대적으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던 자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문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개인의 대일 청구권 문제와 관련이 깊다. ‘대일배상요구조서’의 제2부 확정채권, 제3부 중·일전쟁 및 태평양전쟁에 기인한 인적·물적 피해, 제4부 일본 정부 저가 수탈에 의한 피해 부분 등이 대표적으로, 초기에 요구한 피해배상 범위는 한·일 간 청구권 교섭 당시보다 훨씬 넓다. 또 개인청구권으로 언급된 군인·군속의 연금뿐 아니라 남한 내 학교시설, 노동력, 생산물 등을 망라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고, 일본의 종교시설인 신사와 방공시설 등이 불필요한 시설이라며 원상 회복비용을 요구하고 있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재단 측은 “대일배상요구조서는 일본의 한국 식민지배가 국제법상 불법이며 부당하다는 인식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강제동원 피해자의 손을 들어 준 대법원 판결의 원점이라 할 수 있다”면서 “일련의 문서 연구를 통해 한일협정에서 대일배상 요구가 어떻게 바뀌는지 구체적으로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