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줄 후보 없다”… D-6개월 부동층 32% ‘역대 최대’

한국갤럽,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17대 대선 당시 17.5%에 불과
18·19대와 비교해도 10%P ↑
선거 무관심에 투표율 하락 우려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통령 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부동층의 비율이 30%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7∼19대 대선 때 부동층 비율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역대 대선 중 가장 많은 후보가 나왔지만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는 민심을 방증한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대선판을 뒤흔드는 대형 이슈 부재 등 흥행성이 떨어지는 이번 대선에서 부동층이 감소하지 않을 경우 선거 무관심과 투표율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조직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실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18세 이상 1000명,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차기 지도자 선호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의견 유보’ 응답은 32%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 17대 대선을 6개월가량 앞둔 6월 9일과 7월 21일 이 기관이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모름·의견 없음’이라고 답한 부동층(각각 17.5%, 17.9%)과 비교해 보면 14.5%, 14.1%포인트 높은 수치다. 2012년 18대 대선과 2017년 19대 대선과 비교해도 10%포인트가량 부동층 비율이 높다.

전문가들은 현재 각 당이 경선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임을 고려하더라도 대선 6개월을 앞두고 부동층이 30%에 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들은 부동층이 많은 이유로 △대선판을 주도하는 강력한 후보의 부재 △대형 정책이나 이슈 부재 △네거티브 등으로 인한 정치혐오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거 구도 측면에서 정권 심판론이 높지만 야당과 야당 후보들이 이를 제대로 이슈화하지 못하면서 정권 심판론이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강력한 후보가 없고, 후보들이 선거를 관통하는 이슈나 의제를 제시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