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에 3억 뇌물’ 협박한 정재창… 천화동인 4호 지분 20% 보유 확인

천화동인 4·5 설립때 1주씩 보유
작년 4호 지분 10.32% 사들이고
남욱 배우자 지분도 전량 매수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2013년 3억 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위례신도시 개발 민간사업자 정재창 씨가 대장동 개발로 수천억 원의 배당금을 챙긴 천화동인의 주주로 참여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받은 3억 원의 성격이 위례신도시 개발뿐만 아니라 대장동 개발 특혜 제공에 대한 대가로 보고 돈의 흐름을 쫓고 있다.

6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 씨는 천화동인 4호와 5호 법인 설립 때부터 각각 1주씩을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해 정 씨는 천화동인 4호의 대주주인 남욱 변호사에게 지분 10.32%를 사들였다. 아울러 남 변호사의 배우자가 보유한 지분 전량인 10%도 매수했다. 이에 정 씨는 40억 원을 들여 천화동인 4호 지분 총 20.32%를 얻게 됐다. 향후 대장동 개발 수익에 따른 배당에 정 씨도 수혜를 보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남 변호사 배우자 지분이 애초부터 정 씨의 ‘차명’이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남 변호사와 경제 공동체인 배우자가 지분을 따로 보유할 이유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 씨와 남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는 위례 개발 사업 때부터 한팀으로 움직였다고 한다. 검찰 역시 정 씨가 천화동인 설립 때부터 주주로 참여한 사실 등에 주목하고 있다. 천화동인 4·5호와 특수 관계였다면 정 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3억 원의 성격을 단순 위례 특혜 비용뿐만 아니라 ‘대장동 로비자금’으로도 볼 수 있다.

정 씨는 이미 천화동인 4호와 5호 소유주인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로부터 각각 60억 원씩 총 120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의 일부가 천화동인 4호 지분 인수 자금(40억 원)으로 쓰였을 가능성도 있다. 120억 원은 유 전 본부장에게 3억 원을 건넨 사진 등을 폭로하겠다는 정 씨의 입을 막기 위해 건네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 소유 법인은 지난 7월 천화동인 5호를 상대로 30억 원의 약정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애초 정 씨가 정 회계사 등에게 150억 원을 요구했는데, 이 중 120억 원만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는 “구사업자들 간에 지분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서로 돈을 주고받은 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 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3억 원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과 동시에 유 전 본부장과 대장동 민간사업자 간 ‘700억 약정설’에 대한 의혹도 파헤치고 있다.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에는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이 유 전 본부장에게 개발이익의 25%(약 700억 원)를 어떻게 줄지 논의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