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 체납 외국인근로자 ‘전용보험’ 압류한다

자동차세·재산세·주민세 등
전국서 체납액 349억원 달해
경기도서만 148억3400만원
지자체 “강력조치로 납세 유도”
출국때 세금 뗀 뒤 보험금 지급

안동=박천학·수원=박성훈 기자 창원=박영수 기자, 전국종합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체납 지방세 징수를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외국인 근로자 전용보험’ 압류에 나섰다. 외국인들의 지방세 체납액은 지난해 말 기준 총 350억 원에 육박하며, 세금을 내지 않고 출국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이 보험을 압류당한 외국인은 출국할 경우 체납세를 제외한 보험금만 받을 수 있으며 지자체들이 체납세 징수를 위해 새롭게 시도하는 방식이다.

15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17개 시도의 외국인 지방세 총 체납액은 348억9400만 원(체납 건수 85만2735건)이다. 2018년 317억4300만 원(〃72만6550건), 2019년 329억5600만 원(〃80만972건)으로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이처럼 체납세가 쌓이면서 지자체들이 잇따라 외국인 체납자 중 취업비자(E-9, H-2)를 소지한 외국인 근로자의 전용보험(출국만기보험·귀국비용보험) 압류를 통한 조세 채권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이 보험은 2004년부터 외국인 근로자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며 압류 금지 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 외국인들의 주요 체납 세목은 자동차세, 재산세, 주민세다.

경기도는 최근 외국인 근로자 중 체납자 1만2405명이 10억 원 상당의 보험에 가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자진 납부를 유도하기 위해 압류를 예고했다. 특히 공단이 밀집한 안산·시흥·오산시 일대 중국계 외국인 근로자가 주요 대상이다. 경기도는 이들의 납세를 독려하기 위해 전국 처음으로 한국어와 중국어에 유창한 탈북자와 결혼이민자 각각 1명을 체납관리단으로 채용했다. 경기도의 외국인 지방세 누적 체납액은 지난해 말 기준 총 148억3400만 원(38만7102건)이다. 경기도는 압류 예고 보험은 이보다 크게 못 미치지만, 자진 세금 납부 분위기가 외국인들에게 확산할 것으로 기대했다.

경북도도 산업용 공장이 많은 구미·경주·영천·경산시 등을 중심으로 체납 외국인 근로자의 보험 압류에 나섰다. 경북도의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지방세 체납액은 14억7200만 원(3만9499건)이다. 또 외국인 출국과 징수 시효 만료 등으로 결손 처리하는 지방세도 매년 7500만 원에 이른다. 경북도 관계자는 “돈을 벌러 온 외국인 근로자에게 보험 압류는 강력한 처분이어서 스스로 체납세를 내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있는 경남 창원시 성산구도 보험회사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 외국인 보험 가입 여부 조회를 요청했다. 성산구에서 지방세를 체납한 외국인은 129명이며 금액은 6471만 원이다. 또 부산 해운대구도 보험 압류조치를 추진 중이고 경남 김해시, 충남 아산시 등은 압류 조치를 이미 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