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진후’ 이어 ‘압록강…’ 中, 또 한국戰 영화

美·中 갈등속 애국주의 강조
올해 다섯번째 한국戰 영화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중국에서 인민해방군의 6·25전쟁 참전을 그린 영화 ‘창진후(長津湖)’가 흥행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가운데, 6·25전쟁을 다룬 또 한 편의 영화가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심각한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에 맞서 싸웠던 과거 역사를 통해 애국주의·민족주의를 강조해온 중국이 6·25전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 CCTV와 인민해방군 81영화제작소 등은 25일 6·25전쟁(중국명 항미원조) 출병 71주년을 맞아 공동제작한 영화 ‘압록강을 건너다’(跨過鴨綠江) 극장판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했다. CCTV를 통해 방영된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당시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관이던 펑더화이(彭德懷)의 시각에서 실제 전투와 이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미국·중국·소련군 수뇌부의 고뇌 등을 묘사하고 있다. 제작사 측은 “관람객들이 중국 인민지원군에 경의를 표하고 위대한 항미원조 정신을 이어나가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영화 제작 배경을 밝혔다. 이날 공개된 ‘압록강을 건너다’는 곧 개봉 날짜를 잡아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압록강을 건너다’는 ‘항미원조’ ‘삼팔선’ ‘전화(戰火)의 용광로’ ‘창진후’에 이어 올해 다섯 번째로 개봉하는 6·25전쟁 관련 영화다. 이 중 ‘창진후’는 개봉 24일 만인 지난 23일 52억 위안(약 9523억 원)의 흥행 수입을 올렸고, 관객 1억 명을 돌파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격화하는 미·중 갈등 속에 중국인의 정치적 단결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관련 영화를 계속 제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탠리 로젠 사우스캘리포니아대 교수는 BBC방송에 “잇따른 애국주의 영화 개봉은 미·중 갈등과 분명히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