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 내고 스페인 여행·연가 보상까지 챙긴 간 큰 공무원

육아휴직 중 자녀 없이 해외여행도…대전 동구청 직원들, 감사서 적발

대전=김창희 기자

대전 동구청 공무원들이 병가나 육아휴직을 내고 해외여행을 다녀 왔다가 감사에 적발됐다.

3일 대전시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5월까지 장기 휴가를 낸 대전 동구청 공무원 244명 중 10명이 휴직 목적에 맞지 않는 해외여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직원은 불안장애 등 진단서를 제출하고 2019년 6월부터 한 달(공휴일 제외 20일)간 병가를 사용했다.

하지만 병가 기간 중 열흘(공휴일 제외 엿새) 동안 친구와 스페인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에서 별도의 병원 진료는 받지 않았다. 직원은 “집에서 쉬던 중 친구와 갑자기 해외여행을 가게 됐다”고 진술했지만, 병가 제출 두 달 전에 이미 항공권을 예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직원은 병가를 낸 채 해외여행을 다녀오고도 해당 기간 연가 보상금 등으로 44만 원을 부당 수령했다.

동구청은 과다 지급된 연가 보상금 등은 환수했지만, 징계는 최저 수준인 ‘불문’으로 처리했다.

2018년 말부터 1년간 육아휴직을 낸 다른 직원은 육아 대상 자녀를 데려가지 않은 채 두 차례에 걸쳐 17일간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실도 적발됐다. 시 감사위원회는 “동구는 휴직 전 복무 관련 교육을 하지 않거나, 휴직 중에도 복무상황 신고를 제대로 받지 않는 등 관리에 소홀했다”며 “휴직 목적에 현저히 위배된다고 판단되면 복직 명령을 내리거나 징계 요구를 하는 등 철저한 복무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