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재명標 지원금 꿰맞추려 ‘예산 분식’…해도 너무한다

1인당 30만∼50만 원 정도의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추가 지급하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주장이 급기야 납세 유예라는 ‘예산 분식’ 발상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 후보는 “올해 초과 세수가 40조 원가량”이라면서 이것을 재원으로 활용하자고 했다. 이에 대해 정부에서 부정적 입장이 나오고, 법적 제약까지 거론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올해 걷어야 할 일부 세금을 내년에 걷어 ‘지원금 밑천’으로 쓰자는 것이다. 이미 정부 내부에서 자영업자 코로나 피해 지원 등의 생색을 내면서 11∼12월 사업소득세·주류세·유류세 등을 6개월 유예해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4조∼5조 원 정도 규모라고 한다. 그런데 민주당은 그것도 부족하다며 7조∼8조 원까지 늘리고, 그래도 모자라면 국채 발행이라도 하자고 주장한다.

올해 10조 원을 조금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추가 세수는 국가재정법과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국채 상환과 지방교부금 지원 등에 의무적으로 써야 한다. 그러면 남는 돈이 얼마 안 되니 억지로라도 재원을 꿰맞추려는 것이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8일 “추가 세수가 대략 10조∼15조 원 정도면 (1인당) 지급 가능한 금액이 20만∼30만 원 정도”라며 “정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윤완중 원내대표는 “성과 없는 곳엔 표도 없다”면서 대놓고 정부를 압박한다. 물론 정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김부겸 총리는 “추경을 해야 하는데 내년 예산을 심사하면서 추경을 짠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겠나. 금년엔 안 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총리는 올해 초과 세수가 생겨도 올 결산이 끝나야 내년에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초과 세수가 40조 원이라고 말했지만, 31조5000억 원은 이미 지난 2차 추경 때 사용했다. 천재지변 등의 경우에 세금 유예를 해 줄 수 있다. 그러나 꼭 필요한 경우에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전국민 지원금은 이미 효율성이 낮은 것으로도 판명났다. 특정 후보의 선심용으로 그렇게 한다면, 재정 농단과 금권선거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