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소’에도 망사용료 협상 나몰라라… 넷플릭스에 쏟아지는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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他사업자들은 납부 의사 밝혀
SK브로드 ‘트래픽’24배 폭증
‘납부 의무화 법안’논의 본격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대표주자 넷플릭스의 ‘무임승차’ 논란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망 사용료’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서 “과실만 따 먹고 책임은 다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다른 주요 OTT 업체들이 간접적인 방식으로나마 망 사용료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도 대조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대형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망 사용료를 둘러싼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소송전이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미디어 오픈 토크 행사에서 “한국에서 인프라 및 망 사용료 관련 논란이 있다는 것을 안다”며 “계속 책임 있는 파트너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필드 부사장은 SK브로드밴드와 별도의 만남 없이 지난 5일 일주일간의 한국 일정을 마무리하고 출국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제안이 있다면 언제든 테이블에 앉을 뜻이 있다”면서도 “처음부터 수차례 협상 의사를 전했지만, 사법부 판단을 받겠다고 했고 1심 재판부 패소 판결에도 항소를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를 대상으로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6월 1심 재판부로부터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다. 넷플릭스는 판결이 나온 직후 ‘무임승차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며 불복 의사와 함께 항소를 제기했다.

SK브로드밴드 집계 결과,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 망에 발생시키는 트래픽은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2018년 5월 50기가비피에스(Gbps) 수준에서 2021년 9월 기준 1200Gbps 수준으로 약 24배로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텍스트 위주의 초창기 인터넷과 달리 최근에는 고화질, 고용량의 영상들이 인터넷 콘텐츠의 주류로 등장하며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하면서 정치권에서는 대형 CP의 망 사용료 납부를 의무화하는 법안(이른바 넷플릭스법)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논의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