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안전성 기대 미흡”… 요소수 품귀·현장 혼란 가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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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용→차량용 전환 제동

경유 화물차에 시료 주입 결과
환경 규제 기준은 충족했지만
정부, 차량용 품질 안된다 판단
고장시 막대한 수리비용 부담

정부가 산업용 요소수 차량용 전환에 사실상 난색을 표하면서 요소수 품귀 사태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정부는 산업용 요소수가 환경적 측면에서 기준을 충족했음에도 다양한 요소와 차종으로 추가 시험을 진행키로 했다고 말을 아끼고 있지만, 품질 면에서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와 사실상 차량용으로의 전환이 당장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16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2일부터 산업용 요소와 요소수 시료를 확보해 차량에 적용했을 경우 이용 가능 여부 등을 시험·분석한 결과 대기오염물질 규제 기준은 대체로 충족했다. 당국은 일산화탄소(CO)와 질소산화물(NOx), 알데히드 등 6개 환경 오염 규제 항목의 배출량을 집중 검증했다. 같은 차종의 배기량 2500cc급 경유 화물차에 시료 2종을 각각 주입해 시험한 결과, 시료 2에서 발암 물질인 알데히드가 일반 차량용에 비해 19.8% 증가한 것을 제외하고 모든 환경 기준에 부합했다.

다만 정부는 산업용 요소수의 품질 검사 결과에 대해서는 이번 시험만으로는 정확한 안전성을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중 알데히드 농도가 더 낮은 시료 2종과 다른 시험 차종(3.5t)으로 추가 시험을 진행키로 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산업용 요소수가 품질 면에서 기준을 충족했다면 당장 차량용으로 전환했을 텐데, 이번 시험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다”고 털어놨다.

차량용 요소수 제조 기준은 대기환경보전법을 근거로 환경부령으로 정하고 있다. 차량용 요소수로 사용하려면 총 18개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우선 요소 함량이 적어도 31.8% 이상이고 33.2%를 넘으면 안 된다.

또 발암물질인 알데히드는 1㎏당 5㎎을 넘지 않아야 하며 철과 구리, 크롬, 니켈 등도 기준치 이하여야 한다. 반면 산업용 요소수는 대개 40% 정도의 요소를 함유하고 있지만 특별한 법적 기준이 없다. 이 때문에 산업용은 상대적으로 순도가 낮고 불순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특히 화물차용 SCR는 고장 나면 비용이 많이 들고 추후 이상 발생 시 보상 문제도 제기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당장 판단을 유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