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물적분할 ‘후폭풍’…LG화학 ‘신저가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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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내년 1월 기업공개
모회사 LG화학 주가 40% 뚝
“자회사 상장, 공매도보다 공포”

쪼개기 상장 타당성 논란 속
증권가선 새보고서 없이 ‘침묵’

코스피 시가총액 7위의 LG화학이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앞두고 ‘앙꼬없는 찐빵’ 논란에 휩싸이며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큰 배터리 부문(LG에너지솔루션)이 떨어져 나가면서 기업가치 할인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쪼개기 상장’의 문제점이 강하게 제기되는 가운데, 정작 증권가에서는 새로운 분석 보고서 없이 침묵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의 주가는 22일 오후 전일 대비 1만7000원(2.65%) 내린 62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장중 62만2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 치웠다. LG화학의 주가는 12월 들어서는 4거래일을 제외하곤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연초 신고가를 경신했던 105만 원과 비교해보면 하락률이 40%에 달한다.

LG화학의 주가 하락은 물적분할한 배터리부문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내년 1월을 기해 본격적인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벌어진 일이다. LG화학에 ‘가치 할인’이 적용돼 하락 폭이 확대되고 있다. 물적분할은 기존 회사(모회사)가 신설회사(자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하는 방식으로, 그 자체로는 대규모 자금 조달과 성장 사업(자회사)에 대한 명확한 가치 평가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LG화학의 경우처럼 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할 경우 모회사의 지분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 예컨대 배터리·전기차 펀드들 입장에서는 LG화학을 팔고 순수 배터리 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으로 갈아탈 수밖에 없다.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이탈에 다른 주가 하락 역시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화학에 대한 투자 심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IPO 전후 시점까지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은 LG화학뿐이 아니다. 지난달 19일 공시를 통해 단순 물적 분할 방식으로 예능,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의 주요 제작 기능을 분할하겠다고 밝힌 CJ ENM, 지난 10일 이사회를 통해 물적 분할 안건을 의결한 포스코에서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CJ ENM은 해당 공시 이후 주가가 18만4800원에서 최저 13만1400원까지 하락했다. 한화솔루션도 지난 9월 첨단소재부문 분할설이 불거진 지난 9월 이후 주가가 20% 가량 빠졌다. 증권가에서 “공매도보다도 무서운 게 자회사 상장”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사들은 침묵으로 일관 중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LG화학 보고서를 낸 증권사는 단 한 군데도 없다. 올해 들어 LG화학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한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DB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에서는 새 보고서가 나오지 않고 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