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주점 업무 강도 세고 고용불안 코로나 확산에 외식업 인력난 가속화

  • 문화일보
  • 입력 2021-12-2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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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기피…플랫폼 일자리 급증

인천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김모(40) 씨는 최근 어렵게 구해 두 달밖에 일을 하지 않은 직원에게 그만 나오라고 전했다. 지난 6일 월요일에 110만 원까지 올라갔던 매출이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강화된 직후인 20일에는 15만 원으로 급감하자 인건비부터 줄일 수밖에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영업이 정상화됐을 때 다시 사람을 구할 생각을 하면 벌써 스트레스가 밀려온다”며 “식당, 주점업은 업무 강도가 높고 사람을 상대해야 해서 인기가 없는데,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오락가락하며 고용불안까지 더해지자 기피현상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외식업이 매년 사업체와 종사자 수가 증가하며 외형으로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구인 시장에서는 ‘알바 대란’을 겪으며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플랫폼 일자리 급증, 방역 규제에 따른 고용불안 확산, 대면 업종 기피 등의 악재가 두드러지면서 향후 인력 채용 역시 더 어려워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4일 고용노동부의 ‘직종별 사업체노동력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 숙박 및 음식점업의 인력 부족률은 2.8%로 전 산업 평균(2.2%)보다 높았다. 2018년 하반기에 4.4%까지 치솟았던 음식점업 인력 부족률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19년 하반기부터 채용 감소로 인해 2%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전 산업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 안정적인 일상회복 단계로 접어든다면 음식점업의 인력 부족률은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음식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이직률도 높은 편이다. 올해 상반기 음식점 및 주점업의 평균 이직률은 9.2%로 전 산업(5.7%) 대비 3.5%포인트 높다. 2019년 하반기 8.5%와 비교해 이직률이 더 오른 것을 보면 배달, 택배 등 플랫폼 일자리로 인력이 유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외식업 현장의 인력난은 가중되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지난 9월 외식업주 2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74.9%가 ‘인력난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외국식 음식점업(80%)에서 문제가 심각했다. 음식서비스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외식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일식 등의 노동강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윤정 인천재능대 교수는 “근무 강도가 세고 몇 개월 안에 인력이 이탈하는 경우가 빈번한 외식업 현장에서는 중간관리자를 찾기가 힘들다”면서 “업주들에게는 스트레스를 주고 산업적 측면에서도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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