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번번이 오판하며 의미 축소… 종전선언 눈치보기

軍 “극초음속 아냐” 평가절하
靑 “종전선언 필요성 더 커져”

북한이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극초음속미사일 최종 시험발사 참관 사실을 공개하며 실전 배치를 앞둘 정도로 급격히 진화한 기술을 과시 중이지만 우리 정부는 북한 미사일 성능 분석과 예측에서 번번이 오판만 반복하며 우려를 낳고 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말에도 종전선언 추진에 불똥이 튈 것을 의식해 의미 축소에만 집착하는 탓이란 비판이 나온다. 한국 정부가 주요 동맹인 미국의 안보 사안 논의 대상에서 외면당하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 1월 11일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다”며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의 연속 성공 사실을 전했다.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을 부인했던 우리 군 당국을 조롱하듯 엿새 간격으로 두 번의 미사일을 발사한 뒤 한껏 성공을 자축한 것이다.

지난 7일 군 당국은 북한이 5일 발사 후 관영 매체를 통해 발표했던 ‘사거리 700㎞, 회피 기동 120㎞’는 과장이라며 극초음속미사일이 아니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전날(11일) 발사를 놓고선 합동참모본부가 “탄도미사일의 최대 속도가 마하 10을 넘고 지난 5일 발사된 미사일에 견줘 진전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기존 입장을 뒤집는 등 우리 군이 엄중한 상황에 오판으로 혼란만 키운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런 와중에 청와대가 “오히려 종전선언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상황파악을 제대로 못 하는 모습마저 보였다. 이런 이유로 외교가 안팎에서는 한국 정부가 최근 미국의 주요 안보 사안 논의 대상에서 배제되는 상황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주변국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되는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개발 속도를 감안하면 현재 우리가 보유한 미사일방어체계(MD)로는 요격하기 매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단순 포물선궤도를 그리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극초음속미사일은 레이더 탐지와 방향 예측이 어려운 비행 궤적을 그리기 때문이다. 우리 군 당국은 마하 10의 속도가 상승 단계인지 아니면 활공 단계인지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한국 국방부도 2020년 12월 극초음속유도탄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30년대 실전 배치를 목표로 현재 국방과학연구소가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을 개발하는 중이다.

김유진 기자·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