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국제유가 “올 100달러” 전망도

연초부터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국제원유 시장에서 벤치마크가 되는 북해산 브렌트유는 17일(현지시간) 3년 3개월 만에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원유 시장이 원유 공급이 부족한 ‘오일 레드 존(Oil red zone)’에 진입했다고 평가하며 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날 유가 상승에는 예멘 반군 후티가 아랍에미리트(UAE)의 원유저장시설을 공격했다는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5% 오른 86.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보다 10% 가까이 오른 브렌트유는 이날 장중 86.71달러를 기록, 지난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WTI도 상승 마감했다. 이날 전 거래일보다 0.6% 오른 84.35달러로 마감된 WTI는 장중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WTI 역시 연초보다 10% 가까이 오른 상태다. 이날 국제유가는 글로벌 원유 공급 우려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에 상승했다.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상품전략책임자는 “지금 석유시장은 오일 레드 존에 도달한 매우 위험한 시기”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글로벌 수요를 충족하기에 충분한 공급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강세 심리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는 후티 반군의 UAE 공격 소식에도 영향을 받았다. AFP통신은 예멘 반군 후티가 UAE의 국영석유회사 ADNOC의 원유저장시설 등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유가가 올해 배럴당 100달러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OPEC+ 등에 유가급등을 막기 위해 증산을 요청했으나 OPEC+ 회원국들은 코로나19 이후 이뤄졌던 대규모 감산 이후 증산규모를 소폭 늘리는 데 그치고 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