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조직 개편만 4번… 국수본 내홍

지휘부 “수사 중심 인력 개편”
일선 “형사 기능 노골적 배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한 달 새 네 차례에 걸쳐 조직 신설·통폐합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인력 재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지휘부와 일선 경찰관 사이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국수본은 출범 2년 차를 맞아 책임수사 구현을 위해 ‘수사 중심’ 인력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현장 경찰관들은 “형사 기능을 노골적으로 배제·위축한 조처”라는 반발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남구준 국수본부장은 24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인력 재배치는 책임수사 역량 제고, 사회적 약자 보호, 피해자 보호 등 당면 현안에 대한 대응력 강화가 시급한 시점에서 경찰 수사 및 치안활동 체계를 재정비해야 하는 필요에 따라 추진된 것”이라며 “형사 기능에서 일부 인력 감축이 있었으나 수사 분야 전체적으로는 253명의 증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 본부장은 “다만, 인력이 감축된 현장 형사들의 실망감과 우려가 크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며 “형사들이 적극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특진 확대 등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수본 지휘부의 ‘인센티브’ 공약에도 현장 경찰관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끊이질 않고 있다. 경찰 내부망인 ‘폴넷’에는 지난 한 주간 ‘국수본 폐지 청원’ 등 이번 인력 재배치 및 조직 개편에 반대하는 내용의 글 수십여 개가 게재됐다. 조직 개편을 둘러싼 지휘부와 일선의 갈등은 지난 17일 생활밀착형 범죄 근절을 위해 설치했던 생활범죄수사팀(생범팀)이 폐지되면서 촉발됐다. 국수본은 이외에도 지난해 12월 말 죄종별 수사체제 통합을 시작으로 ‘이상 동기 범죄 전담팀’ ‘중대재해 전문수사팀’ 등 한 달 새 대형·특수 범죄 수사 위주 조직 개편안을 네 차례나 이례적으로 발표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인력 재배치를 통한 수사 전문성과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현장에 설명했고, 이해와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며 “중대재해 전문수사팀과 같이 사회 현안이나 법령 개정에 따라 분야별 전문성 확보가 필요한 경우 전담팀 구성 등 조직 체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