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해서 더 빛난 최우식…“최웅처럼 연애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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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처럼 연애하고 싶어요.”

배우 최우식이 SBS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의 최웅을 떠나보내는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최우식과 김다미가 주연을 맡은 SBS 월화극 ‘그 해 우리는’(극본 이나은)은 25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전국 시청률은 5.3%(닐슨코리아 기준)로 자체 최고 기록을 세웠다.

‘무공해 드라마’라 불린 ‘그 해 우리는’은 누구나 하나쯤 간직했을 법한 첫사랑의 기억을 소환했다. 특히 여주인공 국연수(김다미)를 해바라기처럼 바라보며 애틋한 사랑을 간직한 최웅은 여심을 흔들었다. 수수한 매력으로 최웅을 웅변한 최우식의 인기 역시 천정부지로 솟았다.

“실제로는 사랑스럽고 풋풋한 남자친구가 못 되는 편이에요. 그래서 최웅을 연기하면서 대리만족했죠. 예쁜 말만 하고 고백부터 이별까지 아름다웠던 것 같아요. 저 역시 최웅처럼 연애하고 싶어요. 진짜 최선을 다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예쁜 사랑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 해 우리는’은 따뜻했다. 과한 설정도 없었다.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10년 뒤 다시 만나 못다 이룬 사랑을 일궈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포근한 질감의 화면과 어우러져 겨울을 녹였다. 장면마다 묻어나는 계절감 역시 ‘그 해 우리는’을 즐기는 포인트였다.

“‘그 해 우리는’은 사계절을 담은 드라마였어요. 계절과 연관된 감정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줬죠. 연애는 공통적인 감정이잖아요. 외국 시청자들도 한국 문화와 ‘K-콘텐츠’ 정서를 잘 몰라도 연애 감정은 공감했을 거예요. 현장 분위기가 특히 좋았는데, 어느 순간 (김)다미가 연수로 보여서 신기했어요. ‘또 이런 배우와 함께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믿음이 가는 배우예요.”

최우식과 김다미는 ‘그 해 우리는’을 통해서 약 3년 만에 다시 만났다. 2018년 작인 영화 ‘마녀’에서는 대립하며 액션 합까지 주고받는 역할이었지만 이번에는 서로를 보듬고 아꼈다. ‘쌈, 마이웨이’(2017)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최우식은 ‘이태원 클라쓰’로 큰 성공을 거둔 김다미를 치켜세우며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촬영 초·중반까지 부담감이 없다가 첫 방송을 앞두고는 (부담이) 커졌어요. 드라마는 바라보는 시선이 다양하고, 시청 연령대도 넓잖아요. 그래도 다미와 두 번째 만나기 때문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로코, 멜로물은 상대방과 호흡이 중요한데 이번 드라마에서 새로운 케미스트리를 보여준다는 생각에 설？？？‘마녀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왠지 모를 자신감도 있었어요. 아무래도 다미랑 편한 사이여서 그런 것 같아요.”

‘그 해 우리는’은 해외에서도 반응했다. 글로벌 스트리밍 차트인 플릭스패트롤 기준으로 넷플릭스 ‘TV쇼’ 부문 톱10에도 들었다. 일본 넷플릭스에서는 장기간 흥행 1위를 지켰다. 최우식의 절친인 방탄소년단의 멤버 뷔가 부른 OST ‘크리스마스트리’의 인기도 해외 팬들을 끌어들이는데 한몫했다.

최우식은 ‘그 해 우리는’에 앞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으로 이미 글로벌 인기를 경험했다. 하지만 그때는 최우식 개인보다는 작품 전체를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강했다. 오롯이 주연 배우로서 ‘그 해 우리는’을 통해 체감하는 인기와는 차이가 있을 법하다.

“‘기생충’과 ‘그 해 우리는’을 향한 반응이 거의 비슷한 것 같아요. ‘기생충’이 잘됐을 때도 초반에는 믿지 못했죠. ‘그 해 우리는’도 ‘우리가 잘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어요. 그런데 확실히 드라마가 잘되니, 주변에서 저를 최우식보다 최웅이라는 캐릭터에 이입해 바라보는 것 같았어요. ‘기생충’이 잘됐을 때는 최우식을 더 생각했다면, 지금은 최웅으로 느끼고 보는 것 같아서 신기했죠. SNS 팔로어가 늘어서 인기를 실감하지만, 피부로 크게 와 닿지는 않아요.”

‘그 해 우리는’은 최웅과 국연수가 부부의 인연을 맺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에필로그에서는 두 사람은 다시금 다큐멘터리를 찍으며 “국연수입니다” “최웅입니다” 각각 인사한 후 함께 입을 모아 재차 인사했다. “부부입니다.” 더할 나위 없는 해피엔딩이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최웅과 국연수에 이입하기 전에는 ‘새드엔딩으로 끝나면 연기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게 많겠다’ 싶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최웅과 국연수에 이입됐고, 이 친구들에게 좋은 미래를 가져다준 것 같아서 매우 만족스러워요.”

안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