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위협 대응할 ‘다층적 방어망’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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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中접경지에 ICBM 비밀기지

사정거리·성능 등 다른 미사일
北 전역서 수백기 발사도 가능

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올해 1월 한 달 동안 7차례나 각종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북한이 북·중 국경지대인 자강도 회중리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부대 운용 목적의 비밀 미사일기지를 완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북한 위협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등 기존 시설 외에도 비핵화 협상에서 논의 대상에 오른 적 없는 비밀 기지 20여 개를 전 국토에 산개해 운용하고 있다는 점이 속속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 조지프 버뮤데즈·제니퍼 전 연구원은 북한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자강도 화평군 회중리에 ICBM 운용기지를 최근 완공해 운용 중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현재까지는 ICBM 운용부대가 배치된 징후가 없다면서도 ICBM 실전 배치가 늦어질 경우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배치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차 석좌 등은 2018년 11월 북한이 공개하지 않은 약 20개 비밀 미사일기지 중 13개의 위치를 찾았다며 위성사진 분석 등을 통해 해당 기지들을 지속해서 공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번에 공개된 회중리 기지를 비롯해 삭간몰(황해북도 황주군)·갈골(황해북도 곡산군)·신오리(평안북도 운전군)·유상리(평안남도 운산군)·상남리(함경남도 허천군)·금천리(강원도 안변군) 기지 등의 위치가 드러났다.

앞서 CSIS 등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북한은 비무장지대(DMZ) 인근 전방에서 북·중 국경에 이르기까지 3개 벨트에 걸쳐 중·단거리 미사일과 ICBM 등 탄도미사일을 분산 배치한 것으로 추정됐다. DMZ에서 북쪽으로 50~90㎞ 떨어진 지역(전술벨트)에는 스커드미사일 부대, DMZ 북방 90~120㎞ 지역(작전벨트)은 노동미사일 부대가 자리 잡았고, DMZ 북방 175㎞ 이상 후방지역(전략벨트)에는 장거리미사일이 배치됐다. 특히 회중리 기지가 위치한 북·중 국경 지역은 지형이 험준한 데다 유사시 한·미가 중국을 의식해 선제타격하기 쉽지 않아 ICBM 배치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올 들어 각종 미사일 도발에 이어 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 해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등 미사일 기술 개발에 전력하고 있는 북한이 수십 개의 비밀 기지를 운용 중인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다층적 미사일방어망 구축 등 관련 대책 마련도 시급해졌다. 이와 함께 향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재개 시 새로 확인된 비밀 미사일기지 역시 반드시 신고·검증·폐기 대상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