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격리자 몇명 몰릴지 ‘깜깜’… 투표지연·포기 속출 가능성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엉망진창 20대 대선 사전 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준비 부족과 부실 관리로 전국 곳곳에서 큰 혼란이 발생했다. 확진·격리자 투표지를 소쿠리로 운반(왼쪽 사진)하거나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아 보관(가운데 사진)하는 장면이 포착됐고 기표한 투표지를 투표용지로 배부(오른쪽 사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뉴시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 대선 당일 ‘혼란 재연’ 우려 확산

확진 · 격리자 인위적 분산 불가
오후 6시 비확진자와 동선 겹쳐

7시30분 투표 마무리도 불투명
개표과정 무효표 논란 가능성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7일 20대 대선 본투표일(9일)에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가 직접 투표함에 투표지를 넣도록 방침을 정했으나 여전히 혼란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오후 6시 무렵 투표소에 온 비확진자와 이후 투표하려는 확진자·격리자 간 분리가 선행돼야 해 확진자 등의 투표 개시 시점이 늦어질 수 있고 투표소마다 얼마나 많은 확진자와 격리자가 올지 모른다는 점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일이 재발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투표소에 나온 유권자가 투표를 포기하거나 혼잡 등을 우려한 확진자가 투표소를 찾지 않을 수 있어서 투표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20대 대선 선거일에 투표소별로 확진자와 격리자가 얼마나 올지는 추정하기 어렵다. 김세환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지난달 9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편차를 고려해 최대 40명 정도라고 밝혔으나,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투표소당 수백 명씩 몰린 사례가 있었다는 점에서 신뢰할 수 없는 예측이다.

또 선거일에는 유권자가 주소지 관할 투표소에서 투표해야 하기에 확진자 등을 인위적으로 분산할 수도 없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9일에 확진자만 120만 명이 넘을 것으로 보이며 이 중 85% 정도가 18세 이상인 유권자로 추정된다.

확진자와 격리자는 9일 비확진자 투표가 마무리된 후인 오후 6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투표를 한다. 비확진자와 투표 시간대가 분리돼 있으나, 비확진자의 경우에도 오후 6시까지 투표소에 도착하면 투표를 할 수 있어 일부 동선이 겹치는 것은 불가피하다. 비확진자의 투표가 끝나기 전까지 확진자가 밖에서 대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가 몰린 투표소의 경우에는 1시간 30분 동안 확진·격리자 투표가 마무리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유권자의 불만이 다시 터져 나올 수 있다. 혼란 발생 가능성으로 일부는 투표소행을 포기할 여지도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영 국민의힘 의원은 “기다림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확진·격리자가 투표소에서 투표함에 따라 추가 방역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임시 기표소를 사용할 경우에는 담당 사무자만 전신 방호복 등을 착용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확진자가 투표소에 들어오게 되면 나머지 투표사무 관계자, 참관인 역시 전신 방호복 등을 착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방역 준비로 인해 투표가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조성진·김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