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軍 미콜라이우 침입땐 화염병에 불타버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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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3세 비탈리 김 주지사, 英 더타임스와 인터뷰

넘치는 카리스마로 시민군 독려
러 조롱 비디오, 전국민에 인기
언론 “젤렌스키 유력한 후임자”

“배고픔에 떠는 러병사들 항복
우리는 필요 없으니 데려가길”

“러시아군이 미콜라이우에 들어오면 몰로토프 칵테일(화염병)에 불타버릴 것입니다.”

고려인 3세인 비탈리 김(41·사진)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주 주지사는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에 맞서 결사 항전 의지를 불태우면서 이같이 말했다.

우크라이나침공 15일째를 맞은 러시아군은 남부 해안 도시들을 폭풍처럼 집어삼킬 기세였으나 최근 며칠 사이에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흑해 최대 항구도시 오데사의 진입로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미콜라이우주가 큰 방벽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콜라이우는 우크라이나 조선산업의 중심이자 제2 규모의 원자력발전소를 갖추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남부 헤르손을 장악한 러시아군이 미콜라이우 진격을 시도하고 있어 하루가 멀다 하고 공격을 받고 있다.

더타임스는 시내 곳곳에서 포성이 끊이지 않는 미콜라이우주를 찾아 비탈리 김 지사를 인터뷰한 내용을 10일(현지시간)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카리스마 넘치는” 김 지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유력한 후임자로 거론된다고 소개했다.

김 지사는 러시아 침공 이후 직접 전선에 뛰어들어 교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다. 그가 매일 올리는 비디오 메시지는 러시아인을 조롱하는 신랄한 유머로 미콜라이우는 물론,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가 러시아에 보내는 메시지는 “우리는 우리의 도시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이 어떻게든 우리 도시에 들어온다면 모든 방향에서 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미콜라이우의 가로망이 격자형 구조이고 고층 빌딩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지붕에서 몰로토프 칵테일을 던지기가 아주 좋다. 시내로 들어오면 몰로토프 칵테일에 불타버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8일에는 러시아군인 28명이 항복해 왔다면서 “그들은 굶주리고 추위에 떨고 있으며 음식과 물을 간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군에 대해 “다수가 19~20세로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면서 “부모에게 이 아이들을 데리고 가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는 그들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기업에서 일하다 2019년 정계에 입문해 현 집권당인 ‘국민의 종’ 선거 본부장 등으로 활동했으며 2020년 11월 미콜라이우주 주지사로 취임했다. 영어, 불어,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젊은 정치인답게 SNS를 적극 활용, 이번 전쟁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면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끌어내고 있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