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국가식품산업클러스터 품고 ‘동북아 푸드 허브’ 꿈꾼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국가식품산업클러스터가 전북 익산시 왕궁면에 조성된 가운데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청사가 상징물처럼 들어서 있다. 익산시청 제공

市, 산업단지 305만㎡ 확장·비즈니스 컨벤션센터 건립

하림 ‘지역상생형 일자리’ 약속
올해 2000억 투자·230명 고용
산단내 19개사 협력기업 참여
지역 농산물 사용비중도 확대

“産·學·硏 연계 플랫폼 구축
지역 식품기업 기능 고도화”

익산=박팔령 기자

전북 익산이 국내 유일 국가식품산업클러스터를 품고 ‘동북아 식품산업 허브’로 발돋움하고 있다.

최근에는 농업과 식품을 결합한 ‘익산형 일자리’ 사업까지 추진하며 국내 식품산업을 이끌어 갈 중추적인 역할에 탄력이 붙고 있다. 특히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한류 문화와 함께 새로운 K-푸드 붐을 타고 지역 농어업 분야의 소득까지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익산의 식품산업 거점화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익산이 국내 식품산업의 중심지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익산시 왕궁면에 자리 잡은 232만㎡(70만 평) 규모의 국가식품클러스터와 국내 식품산업의 대표 기업인 하림그룹의 역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실제 하림그룹(하림푸드·하림산업·HS푸드)은 최근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산업단지)와 익산 제4산업단지에 5년간 3773억 원을 투자하고 630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겠다는 익산형 일자리 사업을 약속했다.

소형 차량을 조립 생산하는 광주형 일자리나 전기차를 생산하는 군산형 일자리처럼 전국 최초로 농식품 분야를 접목한 ‘지역 상생형 일자리’ 사업을 펼치겠다는 약속이다. 특히 익산형 일자리는 식품기업과 지역 농산물 생산 농가가 서로 ‘윈윈’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하림푸드는 올해 2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국가식품클러스터 안에 5만3000여㎡ 규모의 공장을 건립하고 230명을 고용한다.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입주한 19개 기업도 협력기업으로 참여하며, 추후 사업 확장에 따라 협력기업은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기업은 현재 10∼30%에 불과한 지역 농산물에 대한 사용 비중을 오는 2030년까지 60%까지 대폭 확대해 원재료의 안정적인 수급과 지역 농가에 고정적인 판로를 제공한다.

익산시는 이를 위해 지난 1월 27일 익산의 한 호텔에서 기업과 노동계, 농업 생산자 단체 등 이른바 노·농·사·민·정이 참여한 ‘익산형 일자리 상생 협약식’을 체결했다. 농민과 농협 등 지역 농산물 생산자단체는 지역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로, 노동계는 노사 분규를 자제하고 기업 생산성 향상에 노력하기로, 기업과 지자체 측은 근로자들의 주거·교통비 보조 등 생활 복지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고용 환경을 제공하기로 하는 내용 등이 주요 골자다.

익산시가 이 같은 내용을 세부계획에 담아 올 12월쯤 중앙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사업으로 최종 선정되면 범정부 차원에서 3000억 원 규모의 국비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의 경영 안정화와 근로자 정주 여건 개선, 식품산업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사업이 추진된다.

사실 익산의 기업형 식품산업 시초는 40~50년 전 국민대표 간식으로 여겨졌던 삼양라면의 익산 공장이 1971년 준공되면서부터다.

지금도 하림그룹의 육계 가공 생산 라인뿐만 아니라 오리온 1∼3공장과 조미김을 생산하는 사조씨푸드 등 국내 굴지의 식품 가공업체들이 가동되고 있을 정도로 식품산업이 발달했다.

이 같은 움직임 속에 익산시도 국가식품클러스터의 규모를 더 확장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호남고속도로 익산 나들목 인근에 조성된 국가식품클러스터는 2017년 70만 평 규모로 완공돼 올 2월 현재 116개 회사에 전체 부지의 75.8%가량이 분양됐다. 이에 따라 익산시는 지난 2월 국가식품클러스터 2단계 사업으로 305만㎡(95만 평) 규모의 산업단지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최종 국가식품클러스터 안에 식품의 생산·가공·유통·체험 시설 등이 포진한 혁신성장 플랫폼을 구축하고 국제 물류체계 지원을 위한 비즈니스 컨벤션센터까지 건립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명실상부한 ‘동북아 식품산업 허브’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익산의 이 같은 계획 이면에는 세계적인 식품 기업들이 몰려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나파밸리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푸드밸리 등 세계적 명성을 떨치고 있는 식품클러스터의 발전 모델이 자리 잡고 있다. 나파밸리에는 400여 개의 식품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15개 대학·연구소가 뒷받침돼 연간 520억 달러 매출에 31만 명의 직간접 고용 효과를 거두고 있다. 암스테르담의 푸드밸리도 1440여 개 식품 관련 기업이 입주해 70만 명을 고용할 정도로 대규모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어 전 세계 식품기업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김영재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이사장은 “기업·대학·연구소 등 산학연 교류 협력을 통해 기술, 장비, 정보 등을 공유하는 산학연 연계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식품산업 시장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식품산업 체계 발전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하림의 투자는 앞으로 3∼5년간 꾸준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 식품 시장 자체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익산이 동북아시아 식품산업의 중심지로 손색이 없게 지역 식품기업 지원과 국가식품클러스터 기능을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