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값 줄인상… 車·조선 등 ‘인상 도미노’ 우려

우크라 침공 장기화따른 후폭풍
해상운임도 올라 원가상승 압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 여파로 원료탄·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모두 오르면서 국내외 철강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철강 제품 사용 비중이 큰 자동차·조선·가전·건설 분야 등을 중심으로 한 연쇄적인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지게 됐다.

21일 관련 업계,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대표 철강사인 뉴코어는 지난 2월 24일부터 현재까지 약 한 달 새에 강판 가격을 t당 275달러(약 33만4000원) 인상했다. 뉴코어 측은 철스크랩(고철) 등 원재료 가격이 3월 들어 t당 200달러가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만 철강사인 차이나스틸도 4월부터 제품 가격을 t당 73~84달러까지 올리기로 했다. 일본 철강사인 도쿄제철은 공급 제안을 중단,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국내 철강사들도 가격 인상에 시동을 걸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들어 철강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후판(厚板) 가격을 두 차례에 걸쳐 t당 6만 원을 인상했다. 이어 조선 업계와 선박용 후판 공급 가격 인상 협상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도 추가적인 가격 인상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는 주요 철강 제품 가격 인상 압박이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석탄, 철스크랩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유가와 해상 운임도 상승해 글로벌 철강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쇳물을 생산할 때 연료로 사용되는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러시아산 공급 중단 여파로 지난 17일 현재 t당 670달러를 기록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달 들어 t당 100달러 이상 오르는 등 10개월 새에 6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국내 철강업계의 전체 원료탄 수입 중 러시아산 비중은 약 16%로 호주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철광석 가격도 t당 147달러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철강 제품 활용 비중이 큰 자동차, 선박, 전자제품 가격도 줄줄이 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대에 진입하고 해상 운임도 오름세를 지속하는 등 제조 원가 상승 압박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