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무인감지기로 유해물질 완벽차단… SHE, 안전의 역사를 새로쓰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이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Complex)에서 드론을 활용해 원유저장탱크 정기검사를 수행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 ‘스마트 세이프티 경영’ 100년 기틀 다진다 - (4) SK그룹

‘에이든 드론 관제 플랫폼’ 개발
드론 촬영영상 통해 위험 경고

밀폐 공간에 무인 가스측정기
작업자엔 최신형 감지기 지급

그룹차원 안전경영체계 수립
‘수펙스’ 의장 직속 조직 격상
계열사사업장 안전관리 수준↑

SK그룹은 안전과 보건, 환경 분야에 관한 매뉴얼을 마련해 임직원과 이해관계자들의 안전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그룹 주력 산업인 정보통신과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산업 현장의 안전망을 강화하고 있다.

31일 SK에 따르면, SK E&S는 AI를 탑재한 드론을 공중에 띄워 도시가스 누출 여부를 체크한다. 드론에 탑재된 고성능 카메라가 도시가스 관 주변을 탐색하면서 도시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을 감지하는 방식이다. 드론이 도입되기 전에는 검침원이 높은 곳에 직접 올라가 검침을 해야 했다.

SK E&S는 지난 2020년 드론을 도입하면서 이런 수고를 덜었고 안전사고의 위험성도 크게 낮췄다.

지하에 매설된 도시가스 배관이 굴착 공사로 인해 파손되는 사고도 드론으로 예방한다. 드론은 도시가스관이 매설된 지역 상공을 비행하다 사전에 신고되지 않은 굴착 공사나 건설 장비 등이 접근할 경우 즉시 관제센터에 위험 신호를 보낸다. 관제센터는 지리정보 시스템(GIS)과 연계한 증강현실(AR)로 현장 상황을 파악한 뒤 위험 정보를 제공해 사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다.

드론을 활용한 기술은 SK㈜ C&C가 개발한 ‘에이든(AIDEN) 드론 관제 플랫폼’ 덕분에 가능했다. 이 플랫폼은 드론이 자체 촬영한 영상과 주변 CCTV, 모바일 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 위험 상황을 입체적으로 파악해 경고하는 시스템이다.

SK이노베이션도 스마트 플랜트를 구축하면서 스마트 디바이스를 위험 시설에 장착, 안전사고 제로화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SK텔레콤 및 협력업체와 함께 유해가스를 실시간 검침하는 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 밀폐 공간에 무인가스 측정기를 설치하고 측정된 유해가스를 초고속통신망을 통해 관제센터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관리 감독자가 시간대별로 유해가스를 실측해 측정 시기와 측정 주체에 측정치가 달라지는 문제점이 있었는데, 무인가스 측정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장치를 울산 CLX에 설치해 운영 중이다. 2017년 이 시스템을 도입한 뒤 안전경영의 효율성이 높아지자 협력업체와 손잡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 감지기와 통신모듈 제작사 등과 협력, 작업자 신체에 부착 가능할 정도로 좀 더 가볍고 소형화된 검지기를 개발했다. 검지기 가격도 기존 제품에 비해 30% 수준으로 낮췄다. SK텔레콤의 로라(LoRa)망을 활용해 관제센터에 제공되는 정보전달 효율성도 높였다. 로라망은 대규모 장거리 무선통신 기술로 대기전력이 적고 통신모듈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0년 신형 감지기 200여 기를 추가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사업장 내에서의 안전사고를 대폭 줄여나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연기와 화염 등 동작 분석이 가능한 지능형 CCTV에 열화상 카메라와 가스 감지기 등을 연계한 시스템을 도입해 사고 제로화에 도전하고 있다.

SK는 개별 사업장이 보유한 장비나 인력만으로 사고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인근 지역 다른 사업장의 인력과 장비 등 인프라를 활용해 사고 대응의 시너지를 높여 나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 업종과 작업 유형, 유해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분류,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70여 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안전, 보건, 환경 분야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SK인천석유화학 직원들이 모바일 기반 전자 작업 허가 시스템(e-Permit)을 활용해 사업장 전체의 안전을 강화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구성원의 행복을 최고의 경영 목적으로 삼는 SK는 안전만큼은 한 치의 빈틈이 있을 수 없다는 전제 아래 이중 삼중의 안전망을 갖춰놓고 있다. 이를 위해 그룹 차원의 SHE(Safety·Health·Environment·안전보건환경 관리체계) 경영 관리 체계를 수립해 관련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SHE 경영의 중요성을 고려해 그룹 경영진들의 핵심 협의체 격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의 SHE 조직을 임원 조직으로 격상하고 의장 직속 조직으로 편입해 운영 중이다.

SK는 업그레이드된 SHE 체계를 바탕으로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020년 상반기부터 다른 기업들보다 발 빠르게 재택근무를 권장했다. 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동 소재 SK서린빌딩 입주 관계사를 포함해 산업 특성상 출근이 불가피한 일부 계열사와 직군을 제외하고 전격적으로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그룹 차원에서 재택근무를 시작한 건 주요 대기업 중 최초였다.

SK의 SHE 경영 관리 체계가 다른 그룹과 차별적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따로 또 같이’ 기업문화에 기반한 ‘SHE 협의체’이다. 시너지를 중시하는 SK식 경영이 안전대응에도 녹아든 사례다. 특히 안전사고 발생 시 인근 지역의 다른 사업장이 유동적으로 즉시 협력에 나설 수 있도록 체계화함으로써 1개 사업장이 보유한 장비나 인력만으로 대응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한계를 극복했다.

이 시스템은 새롭게 SK그룹에 편입되는 계열사 사업장의 안전 관리 수준을 조기에 대폭 끌어 올리는 역할도 한다. SK 관계자는 “2015년 SK그룹에 합류한 SK머티리얼즈와 2017년 합류한 SK실트론 등도 합류 후 SK그룹의 SHE 체계로 편입되면서 보다 체계적이고 전방위적인 사고 예방 체계를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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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