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탓 3년만에 열리는 ‘미술 올림픽’… 정금형·이미래 등 초청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베니스비엔날레 전시장 전경. 비엔날레 홈페이지

■ 베니스비엔날레 참여 작가는

23일부터 11월 27일까지 개최
하종현·전광영 등 특별전도 주목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Biennale di Venezia)가 오는 23일(현지시간)부터 11월 27일까지 열린다. 1895년에 시작된 이 비엔날레는 미술 올림픽으로 불린다. 격년으로 홀수 해에 개최됐으나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3년 만에 열리며 짝수 해에 진행하게 됐다.

올해 본전시 예술 총감독은 뉴욕 하이라인파크 예술총괄 큐레이터인 체칠리아 알레마니(43)가 맡았다. 알레마니는 전시 제목을 ‘꿈의 우유(The Milk of Dreams)’로 붙였다. 초현실주의 화가인 리어노라 캐링턴의 책에서 따왔다. 세 가지 주제(‘신체의 변형’ ‘개인과 기술의 관계’ ‘신체와 지구의 연결’)를 다루며 예술의 환상성을 통해 미래 비전을 보여주겠다는 의지이다. 본전시 참가 작가로 58개국 213명을 선정했는데, 여성 작가 비중이 80%를 넘는다. 성별 균형에 상관없이 주제에 맞춰 참신함이 돋보이는 작가들을 뽑은 결과다.

한국 작가로는 정금형(42)과 이미래(34)가 선정됐다. 대학에서 연극영화와 무용을 전공한 정 작가는 행위예술을 통해 몸의 언어를 성찰해왔다. 인형, 의료용 인체모형, 헬스 기구 등을 활용한 작업을 연극 무대와 전시장에서 전방위로 펼쳐왔다. 이 작가는 간단한 원리로 작동하는 기계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재료를 함께 다루며, 폭력과 욕망의 형상화에 몰두해왔다. 네덜란드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그는 2020년 아트선재센터에서 전시 ‘캐리어스(Carriers)’로 주목받은 바 있다.

비엔날레 기간에는 주최 측이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인증한 ‘병행(Collateral) 전시’가 베니스 곳곳에서 열린다. 그중 하나로 한국 단색화의 대표 작가인 하종현 회고전이 팔라제토 티토에서 펼쳐진다. 2005년에 한국관 커미셔너를 했던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예술감독이 기획을 맡아 세계 관객들과 소통한다.

전광영은 이탈리아 건축가 스테파노 보일과 함께 콘타리니 폴리냑에서 전시를 한다. 오래된 한지를 접어 조형작업의 재료로 삼는 작가와 나무·풀·숲으로 아파트를 짓는 건축가의 만남이다. 1995년 한국관 건축 발의자 중 하나였던 이용우 전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가 전시 기획을 맡았다.

단색화 작가인 박서보 화백은 일본계 미국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 베트남 출신 작가 얀 보와 함께 퀘리니 스탐팔리아 재단에서 특별전을 연다. 이 전시는 얀 보가 직접 기획을 맡아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인 이건용도 팔라초 카보토에서 개인전을 개최한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