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총장職 연연 않겠다… 검수완박 반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수사권 박탈’ 위기의 檢 김오수(가운데) 검찰총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심우정 서울동부지검장과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수완박’ 법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정리한 이날 회의에는 김 총장과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 예세민 대검 기획조정부장 등 대검 간부와 전국 18개 검찰청의 지검장들이 참석했다. 신창섭 기자

■ 전국지검장회의서 강력 반발

내일 민주당 의총 앞서 ‘배수진’
대검, 金 모두발언 이례적 공개

권성동 “검수완박은 대선 불복”
법안강행시 ‘필리버스터’ 불사

윤호중 “정상적 檢 만들려는 것”

김오수 검찰총장이 11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만약 검찰 수사기능이 폐지된다면 검찰총장인 저로서는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회의 모두발언에서 “직에 연연하지 않고 어떠한 책임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선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의 선봉에 서며 친정권 행보를 보인 김 총장이 검찰 수사권 약화에 동조한 점에 책임을 지고 조건부가 아닌, 곧바로 사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 총장은 “시행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은 형사사법제도가 제대로 안착하기도 전에, 검찰 수사기능을 완전히 폐지하는 논의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검찰 수사를 제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선진법제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수사를 못 하게 되면 범죄자는 처벌되지 않고, 피해자의 고통은 늘어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새로운 제도 도입 당시 법무부 차관으로 재직했던 저는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이런 중요한 제도 변화는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검찰 내부에선 친정권 성향을 보여 온 현 검찰 지휘부에 대한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한 현직 검사는 “지금 이 상황에서 김 총장이 갑자기 검수완박을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광복 후에 독립운동을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지적했다.

한편,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검찰은 사회 정의를 지키는 곳이지 정치 행위를 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국회가 논의하려고 하는 검찰개혁은 기득권과 특권을 가진 검찰에서 정상적인 검찰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검찰공화국 만들기에 검찰이 행동대장을 자임하는 게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이 문재인 정권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라며 ‘대선 불복’까지 거론하는 등 맹공에 나섰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결국은 문재인 정권 시대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며 “대선 결과에 대한 불복도 담겨있다”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도 “시기도 방식도 내용도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포함한 물리적 대응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해완·염유섭·윤명진·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