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 대출 현행 유지… ‘DSR 규제’에 포함 않기로

인수위 “LTV 완화하는 상황서
전세 규제땐 대출여력 줄게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전세자금대출은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규제를 강화하지 않고 현재 상태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민간 금융연구소의 “전세자금대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전세자금대출의 DSR 포함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던 상황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1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생애 최초 구매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70%에서 80%로 늘리기로 한 상황에서 DSR에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하면 오히려 대출 여력이 줄어들게 돼 엇박자가 될 수 있다”며 “그렇다고 DSR 규제를 완화하는 건 강력한 시그널이기 때문에 시장을 자극할 수 있어 지금은 손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공약집을 통해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의 LTV 상한을 80%로 인상해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LTV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상태에서 DSR 규제 역시 완화할지 또는 유지·강화할지를 두고 고심이 깊었다. 대출 규제 완화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DSR도 완화하는 게 효과적이지만 이 경우 부동산 시장이 과열될 우려가 있다.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해 DSR 규제를 강화하면 생애 최초 구매자에게 혜택을 넓히자는 취지에서 어긋날 수 있다. 결국 딜레마 상황에서 DSR 규제에 손대지 않고 현재 상태를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총대출액 2억 원이 초과하는 차주는 DSR 규제(은행권 40%)를 적용받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KB금융의 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세자금대출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보고서는 “전세자금대출 증가에 따른 유동성 증가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축소하기 위해 전세자금대출을 DSR 산정에 포함해야 한다”며 “전세자금대출은 서민 거주 안정을 위한 주요한 지원수단으로 활용된 반면 전세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