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공천 앞두고… 민주, 후보자 탈당·당원명부 유출 등 파열음

서울지역 곳곳서 갈등 격화
강북구선 특정 후보 편들기
동대문구선 ‘줄세우기’논란

6·1 지방선거를 50여 일 앞두고 4년 전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이었던 서울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아직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에 맞설 경쟁력 있는 시장 후보를 찾지 못한 데다 지방선거 후보 공천을 앞두고 지역위원장인 국회의원과 출마 희망자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불공정 경선을 이유로 탈당한 시의원이 속출하고 있으며 줄 세우기 논란, 당원명부 유출 의혹이 끊이지 않는 등 곳곳에서 구태가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 구청장 25곳 중 24곳, 서울시의원 의석 110석 중 102석을 석권한 바 있다.

13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강동구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소속 송명화 시의원은 “공정한 경선관리를 기대할 수 없어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이번 시의원 선거에 임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송 시의원은 “이해식 국회의원과 그의 보좌관이 무리하게 후보를 맞바꿔 가면서까지 시의원 후보 경선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다”며 “이 의원은 평소 풀뿌리 민주주의, 지방자치 분권 등을 표나게 강조하지만 결국 빛 좋은 개살구임을 보여 주고 있다”고 작심 비판했다.

동대문구에서는 안규백·장경태 두 국회의원이 각각 이달 초와 지난달 말에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들을 모두 모아 정견 발표회를 열면서 ‘후보자 줄 세우기 논란’이 벌어졌다. 이와 함께 안 의원이 동대문구 약사회장 출신 윤종일 구청장 예비후보의 후원회장이 되면서 편들기 논란으로 타 후보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 후보 간 경선이 치러지기도 전에 지역 당원 명부가 특정 후보에게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세가 강한 강북구에서는 박용진 국회의원이 자신의 사무국장을 지낸 최선 시의원을 구청장 후보로 공개 지지하면서부터 다른 예비후보들의 반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한 예비후보는 “박 의원이 구의원·시의원·구청장 후보까지 자신의 비서들로 채울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은평구에서는 강병원 국회의원을 지원을 받아 은평구청장 예비후보로 나선 이현찬 전 시의원이 “구민을 위해 봉사해야 할 은평구청은 오만과 독선의 늪에 빠진 불통의 요새가 됐다”며 현직 김미경 구청장에 대해 연일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