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유체이탈 화법’은 퇴임 후 권력수사 피하기 의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문대통령, 김오수 검찰총장 면담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을 면담하고 있다. 2022.4.18

■ 뉴스 & 분석 - 檢총장 면담서 이중적 태도 왜

공정성 언급 법안처리 명분쌓기
민주 강행에 거부권 행사 안할 듯

문재인 대통령이 김오수 검찰총장과 만남에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유체이탈’ 화법을 보인 배경에는 퇴임 후 권력형 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피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지적이 야권과 법조계에서 제기된다. “국회 입법도 국민을 위한 것이 돼야 한다”고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메시지를 내놨지만 법안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고 검찰을 비판한 것 역시 법안 처리용 명분 쌓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민주당의 밀어붙이기에도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권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19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대통령이) 검찰 수사의 공정성 운운했는데 조국 수사를 말하는 건지, 적폐 청산 수사를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이제 와서 공정하지 못한 수사라 하면 결국 윤석열 정부 들어서 할 수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18일) 오후 김 총장과의 면담에서 사표 반려와 함께 임기를 지켜달라며 대안을 갖고 민주당과 논의하라고 말했다. 민주당 ‘속도전’에 제동을 건 것처럼 보이지만, 검수완박 법안 취지에 공감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김 총장의 거부권 요청에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결국 자신을 지키기 위한 법안에 거부권 행사를 안 하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임명한 김 총장이 윤석열 정부에서도 총장직을 수행하며 바람막이 역할을 하기를 바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전 1시 정회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오후 재개해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늦어도 21일까지 법사위에서 법안을 처리하고 본회의에 넘긴다는 계획이다.

김유진·손우성·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