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단순변사 종결 가평署, 수사라인 징계 안해

부실논란에도 “필요수사 다 해”

‘계곡 살인 사건’을 단순 변사 사건으로 내사 종결한 경찰관들이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초동 수사 부실로 인해 이은해(여·31)와 조현수(30)의 장기 도피로 이어졌음에도, 경찰은 “당시 필요한 수사를 모두 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0일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계곡 살인 사건을 내사 종결했던 관할 경찰서 수사 담당자들이 징계 등 별도의 인사 처분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은 “경기 가평 경찰서에서 시신 부검과 관계자 조사,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등 필요한 수사 절차를 밟았으나, 타살 혐의점이 확인되지 않아 내사 종결했다”며 “당시에는 형사소송법 개정 전이어서 검사의 지휘를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현재 수사 책임자에 대한 징계 등 감찰 계획이 없다고 의원실에 답변했다. 경찰청은 “검찰 수사를 지켜보며 경찰 초동 수사에 미흡한 점은 없었는지 등을 점검하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씨와 조 씨는 지난 2019년 6월 30일 가평군의 용소 계곡에서 이 씨 남편 A(사망 당시 39세) 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전날 구속됐다. 앞서 가평경찰서는 같은 해 10월 이 사건을 내사 종결했으나, 유족 지인의 제보를 받은 경기 일산 서부경찰서가 재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그해 12월 살인과 보험사기 미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이후 인천지검이 보강수사를 통해 살인미수 혐의 2건을 추가로 밝혀내자 초기 경찰 수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며 공분을 샀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