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버려진 음식까지 먹었던 학창시절 … 이스라엘 벤구리온大 첫 동양인 교수 ‘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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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 인터뷰 - 류태영 명예이사장은

류태영 농촌·청소년미래재단 명예이사장은 1936년 전북 임실군 관촌면 복흥리에서 류흥섭 선생의 8남매 가운데 다섯째로 태어났다.

정직했으나 재산이 없던 그의 부친은 머슴살이로 자식들을 키웠다. 그러다 보니 굶기 일쑤였다. “너무 배가 고파 뱀과 쥐를 잡아 구워 먹기도 했다”고 한다.

위로 형과 누나들은 학교 문턱에도 가 본 적이 없다. 8남매 가운데 처음으로 국민학교에 입학했고, 가난 탓으로 18세에 중학교를 진학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무작정 서울에 올라와 대방동 미군 부대 근처에서 신문 배달과 구두닦이를 하며 야간고(동양공고)를 마쳤으며, 1957년 건국대 법정대 야간대학을 다녔다. 이 무렵 “굶주린 배를 채우려고 쓰레기통에 버려진 연탄재가 묻은 밥 덩어리와 빵 조각을 눈물을 흘리며 주워 먹었다”고 할 정도로 살기 위해 악착같이 버텼다.

이어 한국성서대를 설립한 강태국 목사의 권유로 이 대학에서 교육학을 공부했다. 고향 청웅중에서 교편을 잡던 그는 강 목사가 가나안농군학교 설립자인 김용기 장로와 함께 설립한 용인복음고등농민학교에서 1968년까지 2년간 교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후 덴마크로 유학, 노르딕농과대에서 덴마크의 농촌부흥운동에 관해 공부하고 난 후, 우리나라와 상황이 비슷한 이스라엘로도 유학, 이스라엘 히브리대 국비유학생으로 4년 만에 농촌사회학 석·박사 학위를 마쳤다.

이스라엘 국립대학인 벤구리온대에서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교수로 재직하며 히브리어로 한국문화사를 가르쳤다. “교수 생활이 1년쯤 지나자 회의감에 빠져들었어요. ‘이스라엘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여기까지 온 건 아닌데…’ 하는 것이었지요. 나의 목표는 조국의 농촌 새마을운동이었어요. 그래서 이스라엘에서의 모든 지위와 명예를 포기하고 귀국을 결심했습니다.”

귀국 후 1978년부터 2001년까지 건국대 교수로 농과대학장, 학생처장, 부총장을 지냈다. 이후 대산농촌문화재단 이사장, 교보생명 상임고문, 한국이스라엘친선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특히 민족의 선각자 도산 안창호 선생의 뜻과 사상을 기리기 위해 도산아카데미연구원을 설립해 12년간 원장을 맡았으며, 흥사단 공의회 의장, 흥사단 100주년 기념 사업추진위원장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박현수 기자 phs20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