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惡法 우리가 막는다’ 시민 필리버스터… “국민투표 부치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與, 민심 역주행” 권성동(앞줄 왼쪽 두 번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7일 오전 국회 본관 2층 계단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처리 저지를 위한 연좌농성 선포식’을 열고 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본회의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국회에서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국회사진기자단

‘검수완박 반대’ 무제한 토론
변호사·주부 등 릴레이 참여

대학가·시민단체, 규탄 집회

더불어민주당이 26일 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단독 강행 처리하자 “악법은 국민이 저지하겠다”는 반발과 함께 법안을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주최하는 ‘변호사-시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는 일반 시민 등의 참가 요청이 몰리고 있고, 28일부터 대학생 단체와 시민단체는 릴레이 집회를 여는 등 민주당의 일방 졸속 처리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 주최로 내일 오후부터 열리는 필리버스터에는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출신인 김경율 회계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 권경애 변호사, 서민 단국대 교수 등 ‘조국흑서’ 저자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일반 주부와 호텔 종업원 등 30여 명이 연설 참여를 신청했다. 60대 주부는 경찰의 과잉 수사로 가해자로 바뀐 뒤 무죄를 확정받기까지 1년 6개월 동안 피해를 받았다는 사례를 밝히며 검찰 수사권을 유지해달라고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필리버스터는 오는 5월 6일까지 진행된다. 한국헌법학회장을 지낸 신평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입법 과정에서 공청회 등 숙의 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검수완박 법안을 최고의 헌법 수호자인 국민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국민투표에 부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제안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대학가에서도 비판이 커지고 있다. 서울대에는 지난 20일 “문재인, 이재명, 민주당을 위한 수사권 박탈”이라는 내용의 검수완박 반대 대자보가 붙었다. 한국대학생포럼은 내일 청년 단체와 연대해 졸속 입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예혁준 한대포 회장은 “법안의 강행 통과를 볼 때 (집단적) 행동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검수완박을 우려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시민단체와 학계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이호선 공동대표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했다. 행동하는자유시민은 내일 서울과 부산에서 법안 규탄 집회 및 행진을 진행할 방침이다. 한국형사소송법학회가 전날 개최한 온라인 긴급 토론회에서도 검수완박의 위헌성 등 학계 비판과 우려가 쏟아졌다.

김규태·김무연·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