週52시간 족쇄… 일감 넘치는데 일손 부족한 조선업

임금감소로 직원들 이탈
“업종따라 제도 개선 시급”

이근홍 기자, 울산=곽시열 기자

오랜 불황의 늪에 빠져 있던 국내 조선 산업이 지난해부터 수주 물량을 늘리며 재도약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마련했지만, 정작 일손 부족이라는 최대의 난관에 봉착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임금 감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조선업 기피 현상으로 인해 조선업의 총인원이 지난해 말 10만 명 밑으로 떨어지며 초비상이 걸렸다. 현장에서는 ‘일은 산더미인데 일할 사람이 없다’며 제도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수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대부분의 조선업체는 2년 6개월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다. 3월 말 기준 한국조선해양은 465억 달러(약 58조7800억 원·2년 6개월 치 일감), 대우조선해양은 271억 달러(34조2600억 원·3년 치), 삼성중공업은 263억 달러(33조2500억 원·2년 6개월 치)어치의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 이전 수주받은 선박을 올 하반기부터 본격 건조해야 하는데 현장에 투입할 인력 확보가 안 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조사 결과, 2014년 20만3441명이었던 국내 10대 조선소 총인원은 2018년 10만2895명으로 떨어졌고, 지난해 말에는 10만 명 선마저 무너지며 9만2687명을 기록했다.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업계를 떠났던 인력이 돌아오지 않고 있고, 조선업 기피 현상 심화로 신규 인력마저 유입되지 않고 있다. 이무덕 현대중공업 사내협력사 협의회 회장은 “야간이나 주말에도 작업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