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韓 인준카드 쥐고 韓·鄭 낙마 압박…새정부 ‘발목잡기’

■ 총리인준 불발시 예상 시나리오

① 김부겸 일시유임…장관 제청
② 추경호 경제부총리 총리대행
③ 文정부 장관 국무회의 참석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증인들의 답변을 듣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안 부결 카드를 쥐고 정호영 보건복지부·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국무위원을 제청해야 하는 한덕수 후보자가 국회의 임명 동의를 받지 못하면 새 정부의 첫 내각 구성 자체가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된다. 다만 ‘새 정부 발목 잡기’가 자칫 6·1 지방선거에서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은 민주당에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4일 민주당은 한덕수·정호영·한동훈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으로 확인됐다”며 낙마 대상으로 지목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한덕수 후보자에 대해 “청문회에서 보인 그 오만방자한 태도도 ‘품행 제로’였다”며 “한 후보자는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핏대를 올렸지만 전관 부패, 부동산, 부인 그림 등 산더미 같은 의혹은 이미 그렇게 살아왔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한덕수 후보자에 대한 입장을 부적격으로 정리하면서 한 후보자 국회 인준안 표결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다른 국무위원과 달리 국무총리 후보자가 임명되려면 국회에서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인준을 받아야 한다. 국무총리 인준안이 부결되면 국무총리 제청권을 행사할 수 없어 대통령도 다른 국무위원들을 임명하지 못한다. 윤석열 당선인 측 관계자는 “내각 구성에 실패해 국무회의를 열지 못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 새 정부가 당면한 현안들까지 줄줄이 뒤로 밀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덕수 후보자가 임명 동의를 받지 못할 경우 김부겸 총리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를 일단 제청한 뒤 추 후보자가 총리 권한대행 자격으로 다른 국무위원들의 임명을 제청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김 총리가 새 정부 출범 뒤 일시적으로 유임해 국무위원 제청권을 행사한 뒤 물러나는 안, 민주당 의원 출신이 아닌 비정치인 출신 문재인 정부 장관들이 임시로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안도 논의 대상이다. 지난 2017년 정권 인수 기간 없이 대통령에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 때는 이전 정부의 유일호 당시 경제부총리가 제청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쉽게 임명 동의를 해 주지 않을 것 같은 태도”라면서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총리 후보자를 함부로 낙마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여야는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 9일로 예정된 한동훈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할 증인 4명을 최종 확정하고 이들에 대한 출석요구서를 의결했다. 여야는 각각 2명의 증인을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당이 신청한 증인은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부장검사)과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다. 임 감찰담당관은 2020년 5월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사건’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한 감찰부장은 검찰의 ‘판사 사찰 문건’에 대한 감찰을 주도한 인사다. 국민의힘은 박영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와 ‘조국 흑서’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를 부르기로 했다.

조재연·김성훈·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