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가 추경호 부총리 제청 뒤 ‘총리대행체제’ 출범 가능성 커져

총리대행이 국무위원 제청 땐
국회의 인준 없이 임명 가능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이 난항을 겪으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후 김부겸 총리의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제청을 받은 뒤 추 부총리 후보자가 총리직을 대행하는 체제가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10일 취임 직후 김 총리가 추 부총리 후보자를 제청하면, 추 후보자가 총리직을 대행하며 다른 국무위원 후보자들을 제청하는 방안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이 한 총리 후보자의 인준 문제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다른 장관 후보자들의 거취와 연계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선의 방책이라는 것이다. 윤 당선인이 자신의 ‘복심’으로까지 불리는 한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거나 한 후보자 본인이 사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총리를 제외한 국무위원은 총리 제청만 있으면 국회 인준 없이도 임명이 가능한 반면 총리는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해야 한다. 국회는 지난 2~3일 청문회를 마쳤지만 민주당의 거부로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총리 후보자 인준 거부가 계속될 경우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에도 국무위원 임명이 불가능해 자칫 첫 국무회의가 정족수 미달로 파행하거나 이전 정부 각료들과 회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최대한 피하고 김 총리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추경호 총리대행체제’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김 총리는 지난 3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에도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가 사표를 내고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총리 대행을 했다. 새 정부 출범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겠다”며 초기 내각 구성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