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발목잡기에… 尹측 “역대 최단기간 내각구성 완료”

“출범전 차관 발표…공백 해소”
총리 공백사태는 길어질 수도

“(김대중 정부 출범)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불러온 세력들의 반대로 김대중 정부 1기 조각을 하는 데 175일이 걸렸다. 이것이 지금 같은 경제 환국을 불러온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 발목을 잡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9일 새 정부 장관들의 임명을 반대하는 민주당의 행태를 이같이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최악의 경제와 안보 상황을 초래해 대선에서 심판받은 민주당이 또 새 정부를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은 취임식을 전후한 북한의 7차 핵실험 시나리오가 검토되는 상황에서 주무부처인 통일부·외교부 장관들이 모두 공석인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한 관계자는 “북한 핵실험이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등 국가 대사에도 정부가 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당선인은 취임 직후 국회에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준 요청을 보내는 한편, ‘추경호 총리 대행체제’를 즉시 가동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경제·안보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윤 당선인 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1기 조각을 마쳐 정부 시스템을 갖출 방침”이라며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무회의에 새 정부가 임명한 장관들이 최대한 많이 참석해 문제 해결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인사청문회를 마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선 조속히 임명을 강행해 정부 체계를 갖추겠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인수위 기간 없이 출범하긴 했지만 1기 조각을 출범 195일 만에 완료했다. 김대중 정부의 이전 기록은 175일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내각 구성을 18일, 박근혜 정부에서는 52일 만에 완료했다.

다만 윤 당선인의 장관 임명 강행 시 민주당의 반발로 총리 공백 사태가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윤 당선인은 교육부·법무부·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의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이 늦어지자 새 정부 국정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차관 임명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정부 출범 전 차관 인선을 발표해 국정 공백을 해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