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다음 정부도 성공하는 역사 이어가길”…9일 퇴임연설

“‘위기에 강한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도약”

“위대한 국민과 함께 성공하는 대한민국 역사 동행 자랑스러워…퇴임사는 국민께 바치는 헌사”

차기 정부에 “선거 과정에서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가길”

오후 6시 청와대 떠나…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참석 후 경남 양산 사저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퇴임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위기에 강한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도약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 정부에서도 성공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계속 이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퇴임 연설에서 “국민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선도국가로 도약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격과 자부심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게 되어 매우 감사한 마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 성공하는 대한민국 역사에 동행하게 된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위대한 국민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고 지난 5년을 돌아봤다. 문 대통령은 “저의 퇴임사는 위대한 국민께 바치는 헌사”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 동안 있었던 많은 자랑스러운 일등이 대부분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 일어났다는 것이 너무나 놀랍다”면서 “그야말로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의 저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가 함께 코로나 위기를 겪고 보니, 대한민국은 뜻밖에 세계에서 앞서가는 방역 모범국가였다”며 “막상 위기를 겪어보니 우리가 제일 잘하는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 위기 속에서 한국은 가장 빠르게 경제를 회복했고, 1인당 국민소득 3만5000달러로 크게 성장했다”며 “코로나 위기 속에서 선언한 한국판 뉴딜은 한국을 디지털과 혁신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강국으로 각인시켰고, 그린뉴딜과 탄소중립 선언은 기후위기 대응과 국제협력에서 한국을 선도국가로 만들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대화 등을 언급하며 “한반도의 전쟁위기 상황을 대화와 외교의 국면으로 전환하며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고 자평했다. 이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은 우리의 의지와 노력이 부족한 탓만은 아니었다”며 “남북 간에 대화 재개와 함께 비핵화와 평화의 제도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차기 정부를 향해서는 “이전 정부들의 축적된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더 국력이 커지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길 기원한다”며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더욱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더욱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며 “그동안 과분한 사랑과 지지로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제 평범한 시민의 삶으로 돌아가 국민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며 성공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방명록을 작성한 후 국무위원들과 박수치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과 용산구 효창공원 독립유공자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오후에는 마지막 외교 일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참석 차 방한한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과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 부주석을 만난다. 일정을 마무리한 후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오후 6시에 청와대 직원의 배웅을 받으며 청와대를 떠난다. 문 대통령 부부는 청와대 정문을 나와 분수대까지 걸으며 시민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후 시내 모처에서 국방부 등과 연결된 핫라인을 통해 자정까지 군 통수권을 행사하고 임기를 마친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윤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한 뒤 경남 양산시 사저로 내려간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