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수 세계자연보전연맹 한국위원회장 “생물 다양성 기후변화만큼이나 중요”

스위스 글랑에서 IUCN 이사회 열려… “‘자연 자본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NFD)’의 존재감과 중요성도 커져

“국제사회에서 생물 다양성이 기후변화만큼이나 기업 공시 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와 기업도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러한 트렌드에 보폭을 맞춰야 합니다.”

지난 22일 ‘세계 생물 다양성의 날’을 전후해 스위스 글랑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이사회에 참석한 윤종수(사진) 한국위원회장은 현지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생물 다양성의 시대가 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2일은 1993년 유엔 총회에서 생물 다양성 인식 제고를 위해 제정한 세계 생물 다양성의 날로, 환경부도 국립생태원에서 관련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윤 회장은 ”그동안 국내의 초점이 기후변화에 주로 맞춰져 있었고 생물 다양성 관련 여러 지침이 구속력 있는 요소가 아니었기 때문에 중요성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국제사회에서는 생물 다양성이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문제,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 등과 연관돼 기업 공시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의 논의 흐름을 보면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CFD)’ 못지않게 ‘자연 자본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NFD)’의 존재감과 중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19 등) 인수 공통 감염병도 사실 생물 다양성 부족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인류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생태계 복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생물 다양성 이해 증진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펼쳐 온 IUCN 한국위원회는 오는 10월 환경부, 제주도와 함께 ‘2022 제주 IUCN 리더스 포럼’을 개최한다. 윤 회장은 ”IUCN의 경우 단체와 함께 정부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형태의 국제 협의체라고 할 수 있고, 그래서 이곳에서의 제안 및 권고가 각국 정부에 영향을 미치고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10월 제주에서 개최하는 포럼을 통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생물 다양성 증진을 위한 중요한 모멘텀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환경부 차관과 유엔 지속가능발전센터(UNOSD) 원장을 거쳐 2020년 IUCN 한국위원회 회장에 취임, 이듬해 IUCN 본부 이사에 선출됐다.

인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