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 보고 전시도 보고… 동작구는 ‘문화 놀이터’로 변신 중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개관한 까망돌도서관 1층에 대형 서가가 설치돼 있다(왼쪽). 이 도서관에는 동작구에서 활동하는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오른쪽 사진은 최지현 작가의 작품. 동작구청 제공

■ 區, 5개 거점도서관 조성… 주민 문화향유 기회 확대

상도·흑석·사당 등 권역별 설립
마지막 ‘신대방누리’ 9월 개관

까망돌도서관 ‘별자리관찰’ 인기
도서 서비스 제공 기관서 탈피
예술·창작체험 공간으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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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리고 반납하는 곳이 아니다. 공공도서관은 특히 ‘모든 구성원이 동등하게 삶에 필요한 지식을 얻고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책임하에 운영된다. 이 같은 토대로 만들어진 도서관에서 사람들은 독서와 학습, 대화와 토론을 통해 다른 사람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연대의식을 갖는다. 동시에 자기 자신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넓히며 정체성도 확립해 간다. 도서관을 민주주의의 기반 시설로 보는 시각이 존재하는 건 이 때문이다.

서울 동작구는 크게 5개 권역으로 구분된 주민 생활권에 각각 거점 도서관을 지었다. 그 어느 곳도 문화 혜택에서 소외시킬 수 없다는 ‘도서관 정신’이 발휘된 결과다. 동작구는 현충원, 보라매공원 등 대규모 녹지와 철로의 영향으로 생활권이 나뉘어 있다. △상도에는 구립김영삼도서관(일 평균 이용자 334명) △흑석에는 까망돌도서관(586명) △사당에는 사당솔밭도서관(163명) △노량진에는 동작어린이도서관(83명)이 세워져 문화생활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신대방에선 신대방누리도서관이 오는 9월 개관한다.

거점 도서관은 동작구 독서문화 생태계의 모체다. 거점 도서관은 생활권 특성과 주력 서비스 등을 고려해 하위의 단위 도서관을 체계적으로 연결해 상호 협력을 주도하고 지원한다. 동작구에는 현재 103개의 크고 작은 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도서관들은 책뿐만 아니라 전시, 공연, 메이커스페이스 등 다양한 문화 경험을 제공하며 ‘문화 놀이터’로 거듭나고 있다. 메이커스페이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정보기술(IT)을 배우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창작 활동 공간을 말한다.

대지 면적 1435㎡로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지어져 지난해 말 개관한 까망돌도서관이 대표적인 사례다. 까망돌도서관에서는 전 연령을 대상으로 메이커스페이스 프로그램 ‘상상더하기+’를 진행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창의 팡팡! 3D펜+메이커융합키트 체험’ ‘뚝딱! 틴커캐드로 배우는 3D모델링+3D프린터’ ‘실루엣 카메오를 이용해 나만의 이야기 무드등 만들기’ 등을 경험할 수 있다. 특별 야간 프로그램 ‘밤하늘의 까망별’은 특히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다. 청소년들은 천체망원경으로 직접 별을 관찰하고 계절별 별자리를 알아볼 수 있다. 천체물리학 박사이자 과천과학관 연구사인 강성주 박사의 특강도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150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연장에서 찾아가는 아동극 ‘알록달록 무지개 가족’ 공연이 펼쳐졌다.

까망돌도서관에서는 계단을 오르며 각층에서 동작구에서 활동하는 지역 예술가의 작품을 볼 수 있고, 해당 작품을 만든 작가와 만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지난 21일 열린 ‘예술 작가와의 만남’에서는 김미경 작가의 세계관을 들을 수 있었다. 다음 달 26일에는 ‘작가와의 만남-박은지 작가편’이 예정돼 있고, 다음 달 3∼24일에는 그림책으로 증강현실(AR)을 이해하고 AR를 직접 체험하는 ‘AR 속으로 풍덩!’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유튜브 등에 올릴 영상 콘텐츠를 직접 제작·편집할 수 있는 스튜디오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에 선정된 사당솔밭도서관에 이어 동작구 도서관에서는 두 번째다. 유튜버를 꿈꾸는 청소년이 많아지자 영상 제작을 경험할 수 있는 장을 만든 것이다. 방음 설비가 이뤄진 스튜디오 안에는 카메라, 프롬프터 등 온라인 콘텐츠 제작 장비가 갖춰져 있다. 독서·문화 프로그램과 시설 대관은 동작구통합도서관 누리집에서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신대방도서관은 ‘휴(休)도서관’을 지향한다. 도서관이 삶의 쉼터가 될 수 있도록 공간을 개방감 있게 구성하고 운영 프로그램도 즐겁고 행복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획할 계획이다. 가족 심리 프로그램, 주민들이 책과 문화를 중심으로 교류하고 독서를 생활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적 독서 동아리 활성화 사업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민정혜 기자